지난 7월 17일 항도부산에서 인류복음화성성 장관 아그넬로 로씨 추기경 집전아래 이갑수 부산교구장의 착좌식이 거행됐다. 첫째로 축하를 받아야할 분은 이 주교 자신이겠지만 이것은 또한 부산교구 제위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는 물론 한국 천주교회 전체의 영광이기도 하다. 한국교회 전체는 이갑수 주교에게 뜨거운 마음으로 축하를 드리고 막중한 책임을 지고 사목에 임하는 이 주교에게 격려와 찬사를 보내야 하겠다. 이 주교가 전임 최 주교의 간청으로 보좌주교로 선임되고 또 교구장 서리의 직무를 이어받은후 오늘까지 수년이 지나도록 많은 애로가 없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가 주지하는 바이다. 어떤 직무와 책임을 맡든 그에 따르는 어려움이란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주교의 어려움이란 그 직무에서 오는 어려움과는 좀 다르다 할 수 있다.
일이 많아 보좌역을 필요로 해서 맡을때와 장상의 신체상 이유에서 맡을때와는 달리 이 주교의 보좌역은 상하의 중간력을 원활하게 하기위해 맡은 직무였던 것으로 안다. 그러기때문에「누이좋고 매부좋게」일을 하기란 그리 쉬운것이 아니었다. 다소의 잡음도 없지않았으나 이미 영광과 책임을 정식으로 맡은 이상 지난날을 거울삼아 앞날이 더욱 빛날 것을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동시에 이 주교를 도와 교구 성직자나 신자들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협조가 있기를 전 한국 천주교 신자들은 바라고 그렇게 되기를 빌고있다.
부산이란 도시의 지정학적인 위치를 새삼 말할 필요도 없이 이 지역의 사목상의 중요성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는바이다. 외국을 상대로 하는 무역선의 거의 전부가 부산을 통하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의 왕래가 있고 국내적으로는 유일의 직할도시로 행정상 중요한 위치에 처해있다. 그러기 때문에 그에 따르는 많은 사람들의 영혼까지도 책임을 져야하는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의 주교나 교회의 위치또한 막중하다 아니할수 없다.
6ㆍ25 당시만 하더라도 인구 겨우 30만인 부산이 25년이 지난 오늘의 인구는 거의 그때의 10배인 3백만에 육박하고 있지않은가. 행정상 중요하고 인구이동의 복잡한 부산은 이름 그대로 부산하기만 하다. 이 복잡 다난한 도시의 영적 지도를 맡고있는 교회역시 부산하기만 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누구의 잘잘못을 말하고 싶지않으나 교회가 본래의 사명을 다 못한듯한 느낌은 자타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임을 어떤사람은 교회 장상이 져야한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아랫사람이 져야한다고 한다. 책임의 소재를 구태어 밝힐 필요가 있겠는가 마는 책임을 져야한다면 상하를 막론하고 전부가 공동책임을 져야한다. 어떤때는 장상의 성품이 강해서 잘못이라 하고 지금은 장상의 성품이 약해서 잘못이라고 한다. 어처구니 없는 평이다. 어떤 행정체제에 있어서도 제도나 장이 그리 큰역할은 못하는 것이 법이다. 잘잘못의 소재는 전체가 그가 속해있는 공동체를 위해 합심해서 공동선을 위해 한사람 한사람이 노력하느냐 않느냐에 달린것이다. 제도나 체제장이나 책임자가 그리 큰문제가 아니다. 더 더구나 장의 성품이 약해서 혹은 강해서 하는 말따위는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세상 어떤 체제 어떤 장이 아무 단점도 없느냐 반문하고 싶다. 잘못 소재를 장에게만 돌리는 경향은 자기책임 회피요 쓸때없는 불평밖에 되지 않는다. 이 기회에 말해보거니와 오늘날 한국교회가 처해있는 위치와 맡겨진 사명을 생각할 때 어떤 장의 작은 잘못을 평하고 앉았기에는 너무나 급박한 사태다. 인구증가율에 비해 신자수는 그에 따르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해마다 늘어나는 냉담자수를 무엇으로 변명할 것인가. 오늘우 리가 해야할 당면할 일은 일치단결해서 그리스도 복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것 뿐이다.
이상의 사정을 참작하여 이 주교에게 바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참된 목자의 상을 구현해 달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착하고 인자한 성품 그대로 사랑으로 일치하도록 노력해 달라는 것이고 선의의 판단을 내렸으면 다소의 잡음이 있다 하더라도 참목자로서 양을 위하는 길이 무엇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도 힘있게 밀고 나가라는 것이다.
인유복음화를 위해 생명을 다해야 한다는 사명을 깨달은 성직자 수도자 평신자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이 주교를 보필해서 사랑과 존경으로 대할 것이며 희생으로 어려운 난관을 극복해야할 것이다.
로씨 추기경 전하의 말씀대로 교구내 모든 성직자 수도자 평신자는 이 주교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서 어려운 난관을 이겨나가고 사회의 빛이 되고 소금이 되는 교회 본래의 사명을 다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 지방주교 착좌식에 성성장관이 일부러 온다는것은 쉽지않은 일이다. 이번 성청에서도 부산교구의 이 주교는 물론 교구의 발전과 모든 성직자 신자들을 그만큼 높이 평가했기 때문에 특사를 보낸 것으로 안다. 부산교구의 무궁한 발전과 이 주교의 앞날을 축하하며 영광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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