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톨릭계 학교들이「가톨릭 사학재단연합회」를 구성키로 합의,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있었다. 현재 교육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고 그에 따른 후유증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의심할 수 없이 명백한 실정이다. 따라서 가톨릭계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재단법인 이사장 및 대표들이 같은 문제를 구성한 것은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 동안 한국가톨릭교회 학교들은 중등학교장회의를 통해 공동의 숙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장을 마련해왔으나 학교경영의 실질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이사장들의 연합적인 모임은 이번이 처음인 것이다. 더욱이 첫 모임에서 사학운영의 자율화와 함께 건학이념을 적극 구현하기위해 연합회를 구성키로 결의하고 실질적인 준비과정에 임하는 등의 결과는 현재 학원문제의 심각성과 교육제도의 비합리성 등이 심각하게 표출되는 마당에서 볼 때 기대해볼만한 결실임에 틀림없는 것이다.
현재 한국 가톨릭교회는 4개의 가톨릭대학을 포함 12개의 대학과 전문대학ㆍ고등학교 42개교ㆍ중학교 40개교ㆍ초등학교 9개교ㆍ특수학교 3개교 등 모두 1백 6개교를 운영, 막대한 재정과 인력을 투입하면서 한국교육계에 중요한 몫을 담당해왔다.
그 같은 위치에 있으면서도 가톨릭학교들은 획일적으로 하달되는 운영방침의 지시 등에 이끌려 자율성은커녕 가톨릭학교의 건학이념조차 전국적으로 구현해오지 못 해온 실정이었다. 교육법을 비롯 사학의 자율성 자율학습제도 교사임용시험제도 등의 여러 문제점들이 결국 가톨릭 교육기관 책임자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한 것이다.
모아진 힘은 한사람의 힘보다 강하기 마련이다. 전국의 가톨릭학교 책임자들이 함께 모여 의견을 합한다면 교육행정 전반을 주관하는 관계부처와 행정당국에 강력한 발언권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은 분명하다.
때문에 앞으로 출범할「가톨릭사학재단연합회」에 거는 기대는 그 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자율학습제도를 비롯, 사학의 자율성 등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문교정책, 교육제도의 비합리성을 보완ㆍ수정해나가도록 연합된 힘을 기르는 것과 함께 가톨릭학교들이 시급히 회복해야 할 것은 가톨릭 학교로서의 건학이념 구현이라는 점이다.
가톨릭 세계관에 입각, 전인적인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바람직한 인간상을 형성하는 것은 가톨릭 학교들이 공통적으로 지닌 건학이념이다. 외형적 여건이 아무리 불리하고 모자라더라도 이 같은 건학이념은 결코 흔들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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