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과 질의 문제가 각각 다르다. 양이 중요 할 때도 있고 질이 중요 할 때도 있다. 우리가 아직도 경제적으로 가난해서 잘 못 살 때 이야기다. 미 군정청에서 우리나라 노동자들에게 칼로리를 따져서 급식을 했더니 배가 고파서 일을 못 했다고 한다.
오늘날은 집집마다 밥 그릇 크기가 작아졌지만 옛날에는 그 큰 밥그릇에다 위로 수북이 올라오도록 밥을 먹었다. 질 이전에 양적으로 배가 불러야 되었다. 코스모스는 한 송이 보다 군집해 있을 때가 더 아름답다. ▼질이 중요할 때도 있다. 일당백(一當百)이라는 말이 있다. 한 사람의 범죄로 인류가 절망에 빠졌듯이 한 사람의 순명으로 온 인류에게 구원의 희망을 주었다. 소금과 누룩은 적은 양으로도 전체를 맛나게 하고 큰 덩어리를 부풀리기도 한다. 단 열 사람의 의인이 있었더라면 소돔과 고모라를 구했을 텐데도 질적으로 훌륭한 극소수의 의인이 없어 거대한 도시가 멸망해 버렸다. 이 때 이 열 사람은 결코 소수가 아니다. ▼건국대학교에서 대학생들이 벌이는 시위를 보고 국민들은 몹시도 놀랐다. 그 많은 대학생들이 모두가 공산주의에 동조하는지, 그 중 몇 명이나 진짜 공산주의자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보도에 의하면 그들의 구호나 주의주장이 북한 공산주의자들과 대적해서 싸워 온지 40여년, 반공을 국시로 명시적으로 내건지도 벌써 4반세기가 되는데, 어째서 그 많은 대학생들이 저지경이 되었나 ▼해방 후 좌익운동이 극성을 떨치다가 잠잠해진지 오래 되었는데, 그 동안 이 땅에서 공산주의자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가. 어째서 그 많은 학생들을 극소수라고 하는가. 공산주의사상은 양보다도 질적으로 무서운 것이다. 진짜 공산주의자를 정말 극소수로 가려내는 일이 중요하다. 그리고 덧붙이고 싶은 것은 각계 각 층에서 한결같이 개탄하고 분노는 하면서 스스로 책임을 통감한다는 자책의 성명은 왜 한건도 없나, 공산주의가 발 못 붙일 만큼 질적으로 우수한 삶이 이 땅에 구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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