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2일「민족자주 생활운동 준비 위원회」가 발족됐다.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에 있어 외세 의존적인 현실에서 민족자주, 민중생존을 향한 생활운동을 주도해 나가는 것이 발족 취지라고 한다. 집약해본다면 우리의 주체성을 회복하자는 뜻으로 간단히 해석할 수가 있다.
최근 사회일각에서는 무수한 단체들이 생겨났다 없어지곤 하는데 개중에는 전혀 생경한 느낌의 단체도 눈에 띈다. 느낌이 생경하다보니 범시민과는 거리가 먼 듯한 상황이고 그래서인지 발족 하는 것에 초점을 둔 것 같은 단체도 사실상 있는 모양이다.
이런 와중에「민족자주 생활운동 준비위」의 발족을 본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신도 모르게 적어있는 외제 선호사상을 고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려는 이 모임은 의ㆍ식ㆍ주 등 일상생활에서 우리의 것을 되찾는 구체적인 실천운동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교회의 어느 한 단체가 주도하는 운동이 아니라「여자 수도회 장상연「인성회」「여성 연합회」「JOC」「농민회」「정의구현 전국 사제단」 「사회운동협의회」「도시빈민사목협의회」「나눔의 전화」「문화운동협의회」등의 단체들이 의지를 묶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전개될 이 운동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어디가 어떻다고 꼬집어 진단할 수 없을 만큼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선진 각 국의 보호무역주의 팽배, 이에 굴복한 수입개방, 외형적 성장에 치중한 나머지 초래된 불균형 성장, 빈부의 격차 등 경제 사회 각 부문에 파급되고 있는 각종 부작용은 꼬리를 물다시피 드러나고 있다.
「민족자주 생활운동 준비위」의 발족은 이 같은 혼돈의 현실을 뿌리에서부터 바로잡아 보자는 혁신적인 운동으로 여겨진다.
무조건적인 사대주의, 절대적인 외제 선호사상이 우리네 현실이라지만 수입담배 개방을 통해 우리는 변화된 우리의 모습을 발견했다. 기대한 외제 담배 소비량(0.1%)보다 훨씬 떨어지는 0.03%의 판매율이 바로 그것이다. 주체성 회복운동은 양 담배 안 피우기ㆍ콜라 커피 안 먹기 등 구체적인 시도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이 현실적이며 생산적이다. 즉 의ㆍ식ㆍ주 등 일상생활에서부터 우리의 것을 찾고 활용하는 민족자주 생활운동으로 국민전체에 파급되어져야 한다.
이 운동은 지난 9월 농민들이 처한 현실적인 고통과 쓰라림을 누구보다도 익히 알고 있는 한국가톨릭농민회 전국지도신부단이「민족자주 범국민 생활운동」을 제창한데 따른 즉각적인 반응이자 결실이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내가 먼저 시작하는 것만이 이 운동의 근본적인취지를 살리는 길이며 나아가 우리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길이 된다. 소비자인 국민이 당당하게 주인이 되는 길은 민족자주 생활운동을 범국민운동으로 펴나감으로써 스스로 주체성을 회복하는데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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