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우리 집 앞을 지나는 동네 꼬마 아가씨 둘이서『여기 나비 유치원이다!』『아니야, 피아노 학원이다!』라는 말을 주고받으며 걸어가고 있었다.
그 어린이들이 사라진 뒤 난 곰곰이 생각해봤다. 어떻게 가로, 세로 69cm인 그랜드 피아노(썬팅한 것)보다, 가로 12cm세로 7cm밖에 되지 않은 한 마리의 나비(색종이로 만든 것)가 네살 박이 눈에는「나비유치원」으로 보였을까? 언제 부터인지 기억할 순 없으나, 빨강 노랑 파랑색 혹은 무지개 색 종이를 구해나비<사진>를 만들어 73권의 성서에다 줄을 쳐둔 보석 같은 성구들을 이글 저글 적어서「대문」에다 붙여온 지도 3년째. 처음에는 붙이는 것이 부끄러웠으나 지금은 안 붙이는 것이 오히려 부끄럽다. 그래서일까? 일일시험지 아주머니, 이웃 엄마들, 길가던 아저씨, 동네 꼬마들까지 발길을 모아 눈길을 모아 읽어주고, 어떤 남자 분은 손가락으로 짚어가면서까지 읽는가하면, 아이를 등에 업고도 가던 길을 멈추어 선 엄마, 개신교 신자이신 일일시험지 아주머니께서는 이 집에는 어쩌면 이렇게 좋은 글들이 많느나며 격려도 해주신다. 그때마다 난 마음이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에 감사하며, 다른 모든 이들에게도 사랑 가득담은 나비를 날려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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