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몇푼 벌려고 하다가 밑전 만원들여 산 물건들을 고스란히 버려야만 했다. 아무도 없는 밤거리에서 선이 떨어져 전기불 마저 꺼져버리자 앞이 캄캄했다. 죽고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주님의 십자가를 생각하고 손발이 시려 떨어져 나가는 듯한 아픔을 참으며 포장마차를 대략 챙겨놓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이렇게 힘겹게 살아가고 있지만 하느님을 결코 원망하지는 않는다. 비록 나의 작은 고통이지만 아버지 당신을 알지 못하는 이 세상 죄많은 인간들을 위하여 나의 고통이 조금이라도 봉헌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써 기쁘게 생각하고 바쁜 중에서도 신앙생활은 열심히 하고 있었다.
우리 귀여운 딸들도 다 예쁘고 성당에 열심히 다니며 기도도 곧잘 하는 편이다. 괴로운 일도 많지만 항상 주님의 십자가를 생각하고 기쁜 마음으로 손님들에게 복음을 전해가며 열심히 살았다.
그런데 나의 쇠약한 몸에 병이 났다. 평소에 빈혈증과 신경통을 앓았는데 갑자기 다리가 아파 견딜 수가 없었다.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보니 관절염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앞이 캄캄했다. 병원에 갈 형편도 못되고 게다가 돈도 벌어야 하는데、여러 가지로 걱정하던 중 문득 내가 바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무엇이든지 다 하실 수 있는 분이신데 무얼 걱정하고 있나. 나 자신을 나무라면서 기도하기 시작했다.
『주님! 자비로우신 주님! 나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이세상에 저와 같이 고통받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당신의 능력을 보이시고 평화를 주십시요』라고 몇일간 방안에서 기도를 했었다.
그랬더니 정말 거짓말같이 나왔다. 너무너무 아파 걷지도 못했던 다리가 걷게 되고 빈혈증도 신경통도 다 나았다.
『아빠、아버지 감사합니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아버지 당신만이 영원히 영원히 찬미와 영광을 받으실 분이십니다』아픔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하느님아버지가 얼마나 거룩하신 분 인줄 모를 것이다.
두서없이 쓴 글이지만 이글을 보시는 분들과 모든 형제ㆍ자매님들에게 자신있게 하느님을 소개하고 싶다. 진심으로 회개하고 하느님의 계명 따라 사는 이들에게는 많은 은총을 내려주신다는 것을 확신한다. 또 한 가지 나의 체험을 통해 볼때 하느님께 영광될 수 있는 일을 시작했을 때는 십년이고 이십년이고 꾸준하게 노력하면 언젠가는 이루어주신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원수지간이 되어버린 남편과 시집 가족들을 위해 늘 기도했으며 근래에 와서는 성모님께 9일기도를 바쳤었다. 제발 남편이 방탕생활에서 벗어나 아버지 당신을 알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렸는데 남편은 자기 아버님께 성당에 다니시면 좋다고 성당에 다니시라고 권하는 것이었다. 자기는 좀 더 있다가 나간다고 말을 했다.
시아버지께서는 여태까지 나쁘게 살아온 삶을 청산하고 요즈음은 큰고개본당의 예비자 교리반에 착실히 다니시고 계신다.
한편 남편은 늘 방탕생활을 하며 나를 그렇게도 미워하고 거들떠 보지도 않더니 지금은 자주 찾아오고 단칸방을 면하게 해준다고 이사갈 준비를 하라고 한다.
『하느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이 모든 것이 아버지의 은총이 아니고 무엇이겠읍니까?』자녀들이 방이 좁아 공부를 하려고 해도 하지 못하고 늘 짜증스런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을 볼때 나는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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