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론에서는 통상 교회가 가지는 기능을 「교육(didache)」「교제(Koinonia)」「말씀의 선포(Kerygma)」「봉사(diakonia)」등 4가지로 크게 나누고 있다. 그러나 교회에 있어서 교육이 가지는 의미와 가치를 충실히 음미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교육이 교회의 네 가지 기능중의하나라는 식의 도식적인 이해차원을 넘어서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께서는 무엇보다도「가르치고 깨우치는 분」으로 계셨던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구체적으로 가르치시는 모습은 물론 기꺼이 나누어 보이신 가난하고 불우한 이웃들과의 교제(交際), 생명과 진리의 이름으로 선포(宣布)하신 말씀들, 그리고 죽기까지 헌신하신 봉사(奉仕)의표양등 그리스도의 행적과실천의 모든 것이 궁극적으로는 우리 인간의 냉담한 영혼을 위한「산교육」으로서의 실질을 가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굳이 교회는「구원의 학교」또는「영혼의 학교」라는 표현을 빌 것도 없이 교육이야말로 교회가 가지는 단순한 기능이기에 앞서 교육은 교회의 본질이며 존재근거 그자체이기 까지 한 것이다. 이러한 교회교육(didache)의 역동적이고 본원적인 의미에 비추어 볼 때, 오늘날 한국 땅의 젊은이들을 교육해야 할 교회의 사명은 결코 쉽지만은 않다.
즉 교육이 교회의 한기능이라기보다 본질이라면 그저「교육하는 교회」가 아닌 스스로 교육적인 교회로 있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공교육(公敎育)과 제도교육(制度敎育)은 지식을 금권(金權)의 예비수단으로 도구화하는 천박한 공리주의와 획일적인 지식의 양산체제(量産體制)로 일탈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현재 우리 청소년들의 교육은 입시에 필요한 지식만을 채워 넣어야한다는 강박관념과 초조감만이 교육현장을 지배하고 있다. 또한 제도교육으로 소외된 근로청소년 불우청소년들은 가정ㆍ학교ㆍ사회로부터의 질시와 무관심속에서 극도의 열등감과 반사회의식에 점차 젖어들고 있다.
따라서 교회의 청소년교육이 단순히 지식위주의 교리문답이나 성경공부의 범주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요청이 절실해진다.
교회의 교육이 무엇을「함(to do)」의 역할ㆍ기능문제인 동시에 무엇이 「됨(to be)」에 관계되는 본질론ㆍ존재론적인 문제인 까닭에 교회의 청소년 교육은『젊은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적 관심과 문제의식도 중요하겠지만 우선교회가 이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진정 함께할 수 있는「젊은교회」가 되어주고 교회의「참된 젊음」의 표양을 증거해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청소년교육을 위해서 뿐만아니라 교회자신을 위해서도「젊은 교회」로의 요청이 절실한 이때에 다행히 제2차 바티깐공의회의 2대 정신「적응과 쇄신」은 여전히 유효하고 시의적절한 우리 교회의 지침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참으로 적응하고 쇄신할 줄 아는 교회가 곧 젊은 교회라고 보는 까닭이다.
그래서 젊은 교회로 존재하기 위해 적응하고 쇄신해야하는 막중한 과제와 도전이 산재해 있다. 이렇게 될 때 젊은 교회는 세상에 적응하되 결코 세상에 속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또한 식민지경험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해결하고 넘어가야할 민족의식ㆍ주체성의 문제는 이 시대의 청소년들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이다.
이렇듯 남달리 힘겨운 역사적ㆍ사회적 현실의 표지 앞에서 용기와 영적풍요를 갈구하는 젊은이들을 교육하기 위해 그리고 젊은이들을 위한 젊은 교회가 되기 위해 교회는 젊은이들에「적응」하고 젊은이들과 더불어「쇄신」하려는 노력을 선행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젊은 교회는 한꺼번에 주어지는 은총일 수는 없다. 한편으로 가르치면서 다른 한편으로 배우는 자세를 가져 젊은이들을 가르치면서 젊은이들로부터 젊음을 배워야 한다.
따라서 이렇게 될 때 예수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젊은이와 더불어 부단히 참된 젊음을 가르치고 배우면서 보다 젊은 교회가 되어갈 수 있을 것이다.
최태영<바오로ㆍ서울도봉동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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