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심
주님은 부르시었다
십자가의 타는 목마름속에서도
굴욕의 아픔이 쬐여든 시간에도
당신은 천지를 감싸는 사랑으로
우리는 때묻은 영혼을
당신의 피어린 자애(慈愛)로 부르시어
일으켜 세우시었다.
그 거룩한 부르심은
나를 청종(聽從)의 자리에 두셨지만
비틀거리고 투덜대며
그 찬란한 빛을
두텁게 혹은 나즈막히 막곤했어요
주여
이제 흰 머릿카락이 늘어나는 나이에
겨우 당신의 끝없는 사랑에
눈을 뜨는가 봅니다
백설(白雪)의 풍성함이
지금 저에겐
당신 사랑의
가멸짐으로 새겨져
영원히 부르심의 은혜를
느끼어 따르오리다
박규우
<경북 예천군 용문면 내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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