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3박4일의 기간중 마지막「완성의 날」이다.
지금부터 몇시간 후가 되면 우린 길면서도 짧던 이 우리의 보금자리였던 곳을 영영 떠나야만 하겠지……
매일 새벽미사로서 하루가 시작되던 경건한 마음상태로의 출발은 나의 마음을 예수님과 결부시켜 이루는 참된 삶과 가치를 인식하면서, 하루종일을 보냈다고 단정하더라도 과언은 아니리라.
아, 돌이켜 보는 4일전부터 시작하여 이 시간가지 일어났던 일들은 너무도 재미있었다. 부모님의 따스한 손길이 서린 집에 당장 돌아갔음 하고 갈망하던 어린 마음의 갈등도 싹튼때가 있긴 했지만 멋진 내추억이 완성되리라고 믿는다.
선서 등의 순서로 시작되던 개교식을 출발로, 참회예절로 내 죄를 말끔히 씻은후 미사도 올리고, 눈꺼풀이 자꾸만 밑으로 쳐지던 강의시간도 가졌고 촛불 아래에서의 명상의 시간도 가졌다. 그리고 깊은밤, 강변에서 나무토막이 활활 타오르는 불빛 주위에서 각 본당끼리 서로의 재주를 자랑하는「불의 예식」도 거행했다. 엊저녁 마지막 밤엔 같은조의 친구들과 텐트속에서 밤이 새도록 이야기 꽃을 피우며 보내려고 했는데
소나기로 늦긴 했지만 자야했던 아쉬운 점도 있었다. 또 조별 특기자랑에서 1+1을 2로 보지않는 즉 진리에서 이탈하려는 세계를 지적하는 무언극을 연습하느라 분주했던 일 등 많은것이 새삼 그립게 생각난다. 이 모든것들이 산간학교에 입교한 목적을 충당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이중 내 머릿속에서 언제나 떠나지 않을 아주 귀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는게 산간학교에 온 보람을 가장 절실히 느끼게 해주는 것이리라. 말만 들어도 마음이 펑온해지는 명상의 시간 바로 그것이다.
밤하늘엔 빈틈없이 수를 뿌린 무수한 별들이 빛나고 있다. 푸르던 산이 검은 덩어리가 되어 우리들을 둘러 싸주고 있다. 강물의 흐르는 소리와 개구리의 맑은 목청이 조화되어 귓전을 간지리고 있다.
점점 활활 타 들어가는 촛불을 둘러싸고 이렇게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된 시간 우리 몇명만이 이런 고요한 행복한 시간을 가짐이 죄스러울 정도로 마련해주신 주님의 은총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내 생활을 반성하며 앞으로의 내 길을 찾고 있다.
그러던중에 아주 귀한걸 발견했다. 타오르는 붉은불빛 근처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수많은 벌레들이 죽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강변을 밝히는 저 촛불이 자기들의 목숨을 빼앗는 시뻘건 사형대와 같다는걸 모를까? 아니야, 자기 친구들의 죽음을 목격했기에 반드시 알거야. 그럼 왜 사형대에 자기 스스로가 목을 꽂아 목숨을 잃을까? 에잇, 불쌍한 것들아! 생각을 해라! 머리를 써라! 인간처럼 살기위해 발버둥 치란말이다. 교묘한 수단 방법까지 가리지 말고 죽음길을 피해 요리조리 피해란 말이다.
주 예수님께 또 다시 감사 드린다. 생각하는 갈대가 되게 해주셔서. 강의시간에 들은 바 고민하는 갈대가 또한 되어야 한다고 했다. 참과 거짓, 선과 악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했다. 이 고민이 없거나 지나칠 땐 어리석은 행위, 무서운 살인행위「자살」이 생기리라. 오, 예수님! 우리들에게고민을 주시되 거짓과 악에 대한 고민으로 접어들지 말고 당신이 기다리시는 참과 선에 대한 우리들의 고민이 완성 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시고 가르쳐 주소서.
그래서 이번 산간학교의 주제「사랑받는 갈대」가 되도록 해주십시요.
언제나 당신의 부르심이 계시면『Ad Sum』하면서 달려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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