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33주일인 11월 16일은 제19회 평신도 주일이다. 평신도 주일은 제2차「바티」공의회에서「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이 반포되면서 평신도 사도직의 본질, 성격, 다양성이 밝혀지고 보다 효과적인 사목적 실천요강이 제시되면서 각 국에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가 결성되고, 이 협의회 결성 후 설정된 것이다.

1968년 10월에 열린 주교회의 정기총회는「평신도 사도직 전국협의회」를 인준하면서 매년 구세주 대림 제1주일을「평신도의 날」로 정하고 평신도의 교회활동 참여를 촉구한바 있다. 평신도 주일 제정당시는「평신도 사도직의 날」로 통용되면서 사도직 활동을 중시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주교회의가 설정 배경으로 밝힌「평신도의 교회활동 참여」와도 부합되고 있다.

아무든 평신도 주일은 그 시기가 제정 당시 대림 첫 주일에서 그리스도 왕 대축일 전 주일로 변경돼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구라주일, 군인주일 등과 함께 한국교회 공동체 전체가 동일한 지향으로 기도하고 특별헌금을 하는 한국교회의 몇 안 되는 고유한 주일이다.

평신도 주일은 평신도들이 주교나 사제로부터 축하받고 자축하는 날이 아니라 사도직의 임무를 자각, 평신도로서의 역할과 사명에 충실하려는 재다짐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평신도의 사도직 개념은 제2차「바티칸」공의회에서 천명된 새로운 개념이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평신도 교령은『평신도 그리스도의 사제직, 예언직, 왕직에 참여하며 교회와 세계 안에서 하느님의 백성 전체의 사명을 자기 나름으로 완수하고 있다』고 선포, 교회를 성직 계급과 동일시하고 권위를 내세우는 교회 론을 강력히 배격했다.

공의회 후 이 같은 개념은 교회역사가 짧고 평신도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한국 교회의 여건에서는 평신도 사도직의 개념 확산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국 교회는 공의회 이 후 즉시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를 결성하는 동시에 평신도 주일을 제정, 평신도 사도직에 대한 교육과 사도직 실천에 주력하면서 교육을 병행, 작금에는 사실상 평신도주일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성장해왔다고 볼 수 있다.

제2차「바티칸」공의회의 평신도의 역할과 사명에 대한 규정은 자칫 권리만을 주장하거나 잘못해석 하여 교계제도의 부정을 유발하는 사레가 없지 않아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교회 안에서 질서를 놓는 것은 바로 성직계급이다. 따라서 신부를 무시하는 신도활동은 있을 수 없고, 주교를 무시하는 신부들의 활동도 있을 수 없으며 더구나 교황을 무시한 교회활동은 있을 수 없는 것임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평신도 주일을 맞아 평신도의 역할과 사명을 다하고 있는지 깊이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