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집단적 사회사실 내지 사회현상을 파악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가장 명백하고 정확도가 높고 객관성이 있는 분석방법으로서 일찍부터 통계학적 방법이 널리 이용되어 왔다.
모든 통계는 어떤 목적에 이용되는 하나의 자료에 불과하다. 즉 어떤 사회사실의 수량적 파악을 비롯하여 그 사회적 기능이나 역사성이나 상관관계를 밝히고 또 미래를 통계적으로 추론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뿐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평가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기본자료이기도 하다. 따라서 통계의 정확도는 곧 그 목적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그래서 통계학이라는 기술적인 학문이 발달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은 세상에 범람하고 있는 모든 통계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공산주의 사회에서는 통계를 계급 투쟁의 도구 즉 그들의 정치적 목적에 봉사하는 도구로 삼고 있기 때문에 어떤 집단적 사회사실을 적합하게 수량화하는데 그 목표가 있는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계급투쟁이라는 혁명적 목적에 맞도록 작성하고 발표하는데 그 목표를 두고있다. 따라서 그 사회의 모든 통계는 공산당에 의하여 독점되거나 그 허가를 받아야 하고 발표된 통계수자에 대하여는 어떤 시비나 비판도 허용되지 아니한다.
또 근래에 와서 성행되고 있는 각종 사회조사 결과의 통계학적 처리에 있어서도 그 중에는 흔히 사회조사의 방법론적 결함으로 정확도가 매우 낮거나 신빙성이 거의 없는 통계수자가 유인물이나 매스콤을 통해 범람하고 있다. 그보다 더욱 우려되는 예는 자료작성자들의 불성실한 단위점계나 합목적적 계수조작이나 계수자료의 불정확성때문에 그 합계가 처음부터 허위성을 띠고있는 것이 발표되는 경우이다.
한국교회에서도 매년 주교회의 사무국에서 한국교세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그 내용은 한국교회의 각 교구별 현황을 수개의 등종단위의 집단으로 분류하여 집계한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수자는 모든 통계학적 측정의 기본자료가 되는 것이므로 더욱 정확해야 할것이다.
이 통계학적 측정은 곧 사목의 경험적 평가로 나타나고 앞으로의 사목계획이 그 기초위에서 수립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교세통계는 그 신빙성을 의심받고 있다.
물론 현대교회의 사목계획은 대내적인 교세분석이나 그 통계학적 측정만을 기반으로 삼는것은 아니다. 오히려 교회밖에 있는 사회의 분석과 측정이 더욱 시급하고 중요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현대교회의 사목현장은『… 이렇게 인류는 정적 세계관에서 동적 혹은 발전적 세계관으로 넘어가고 있으며 여기서 새로운 분석과 새로운 종합을 요구하는 새로운 문제들이 방대하게 야기된다』고 하였고, 주교사목직분에 관한 율령에서는 주교들에게 종교사회학의 활용을 강조하였다.
이와 같이 현대교회의 사목은 교회 내부와 바깥 사회의 사회학적 조사와 통계학적 측정을 특히 필요로 하게 되었다. 그 첫 단계로서 우선 한국교회의 교세통계부터 그 정확도를 높이고 사목에 필요한 모든 과제의 통계학적 측정을 확충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이미 각교구와 교회문서 양식을 통일하였고 그 문서 처리를 획일화하는데 일단 성공한 것으로 안다.
그러나 아직 사무적 훈련이 부족하고, 신자들의 협조가 부족하고 통계의 중요성에 관한 인식이 약하고, 통계자료 문서의 분류와 양식작성에 관한 기술이 미흡하고, 사목에 필요한 통계자료가 무엇인가에 대한 광범한 탐색이 부진하다고 할것이다. 그 결과는 애써 만든 통계가 허실하게 되고 그 통계에 입각한 사목계획에 차질이 오게된다. 예컨대 교적의 관할이 중복 또는 회피되거나 신자들의 이동에 따르는 교적부의 처리가 정확하지 못하면 이중교적자 또는 무교적자를 낳게되고 그로 인해 가공적인 냉담자나 행방불명자가 생기게 된다. 특히 교적의 취적ㆍ입적ㆍ제적은 국가의 호적과 같이 엄격히 다루어야하고 제적한 원본은 그 사유를 기재하여 정확히 보존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대세자외 입적, 특별한 경우이기는하나 사제가 주례하지 아니한 혼인성사의 등록, 신자의 사망으로 인한 제적 등은 그때 그때 관계자의 협력이 필요하다.
더구나 사목계획에 중요한 자료가 되는 신자들의 직능별 통계나 가족상황의 통계 등은 특히 신자들의 적극적인 협조없이는 이루어지기 어렵다.
서양에서는 근대국가의 행정구역이 교회의 행정구역에서 유래한 역사를 가졌기 때문에 서로 일치되어 교회행정이나 사목에 많은 편의를 받고 있는데 반하여 우리나라의 경우는 그러하지 못한 곳이 많다.
그뿐 아니라 교적이 있는 본당과는 다른교회 구역에 거주하면서도 교적이동을 하지않는 신자들이 적지않아 지역사회에 대비한 교세통계나 전교계획의 수립에도 차질을 가져오는 일이 적지않을 것이다.
한국교회의 신자수는 매년 각 본당의 교적부에 의거하여 산출되고 있으나 마치 국가에 있어서 호적부가 인구조사의 기초가 될 수 없는 것과 같이 교적부 상의 신자인구와 현재의 신자인구는 일치하지 않는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정확한 신자인구의 파악을 위하여는 국가의 협력을 얻어 이미 실시하고 있는 국세조사서의 종교란에 따라 집계하는 길만이 가장 실현성있는 방법이라고 할것이다.
이외에도 국가의 각종통계자료 중에서 교회의 복음화 계획에 필요한 것이 많을것이므로 이를 탐색하고 활용하는데 적극적인 활동을 펴는 일이 크게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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