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말기에 일본「도꾜」에서 공부를 하고 있을때, 우리 문단의 대선배 몇분이 한국유학생들에게 학씨 친유를 하러 나타난 적이 있었다. 그중의 한분은 말하기를『한국학생들이 맹꽁이 같은 소릴한단 하고말야. 지원병 모집이라니까. 생각이 없으면 안해도 좋은것으로 착각을 하는모양인데 지원만 가지고 따지면 아닌게 아니라 나가고 싶은 사람은 나가라는 말이 되겠지마는, 「시강세요(지원하라)」의「세요」 는 우리 천황폐하의 명령이 아닌가 말야.
그러니까 끽소리말고 성스러운 싸움에 한몫 들어서 황국 신민으로서의 책임을 완수해야 된다. 그말이지.』
그는 또 우리 유학생을 어느대학 큰 여관을 상당에 하나 가득 모아놓고 열변을 토하면서 죽으러 나가기 싫어서 싫다기보다, 왜 우리가 개죽음을 당해야 하느냐고 울끈불끈하는 그들을 달래며 하는말이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소이다. 안심하고 나가 싸우시오. 나는 웁니다 … 』 하고 일본말로 부르짖으면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것이었다. 눈물 흘리는 것을 보고 감동이 되었음인지 학생들은 숨을 죽이고 잠잠이들 있었다. 일인들보다도 몇 갑절 더 충성심을 발휘한 그의 본심을 알고싶어서 나는 그가 묵고있는 여관을 수소문해 찾아가서 넌지시 물어보았다.
『한 말씀하겠는데요 운동장을 열바퀴 도는 내기에서 열한바퀴나 열두바퀴 더 돈다고 해서 기록이 좋아지거나 상이 더 돌아오는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는 대번 내 말을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끄덕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또 눈물을 주르르 흘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의 수상한 눈물에 의심을 품지 않을수 없었다.
이것도 일제때 이야기이지마는, 대정 천황이 돌아갔다는 소리를 듣고, 산으로 기어올라가 동쪽에 대고 절을 하면서 땅을 치고 통고을 한 친일파의 거두가한 사람 있었다. 이 소문을 들은 일본인 고관들이 상을 찌푸렸다. 그려면서 쑥덕『제 아무리 슬프더라도 우리보다야 덜 할것이 아니냐』고 …
일본 천황이 세상 떠난 것을 가짜 눈물을 흘려가며 일인보다도 더 슬퍼하다가 들통이 나서 그가 노린 「참여관」벼슬자리도 차례에 안오다가 얼마뒤에 기어코 따내고야 말았다고 하면서 껄껄웃은 이가 바로 그 문단 선배이고 보면 그가 흘린 눈물로 진짜는 아닌 모양이었다.
남의 초상집에 가서 상주보다도 더 설게 우는 조객이있다. 참기름에도 가짜 참기름이 있는 세상이다. 『그 거짓말 참말이냐』 고 물어보는 일도 있는데 거짓말에도 가짜가 없을 것인가.
도대체 누구를 위하여 흘리는 눈물인가? 슬프거든 마음속으로 흘리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