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12일부터 14일까지 2박3일동안 평신도 사도직 전국협총회 제8차 총회와 아울러 그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을 위한「지도자 연수회」가 서울 꾸르실료 회관에서 열린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이제까지의 고식적인 태도를 탈피하여 구체적이며 실질적인 평협활동의 주요 목표를 내세우고 있는데 주목할만하다.
중앙협의회 사무국이 발표한 바에 의하면 이번 총회의 주요 안건은 ①아직 교구 단위로 평협이 조직되지 못한 교구의 평협조직을 촉진하고 각 직능별 단체의 전국적 조직을 꾀하며 ②우선 평신도 지도자를 위한 실질적인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평신도 지도자들을 육성하는데 주안점을 두었고 ③이러한 목적을 구체적으로 실시하기 위한 바탕으로서 평협의 규약을 개정하고 ④모든 활동의 동력 역할을 하는 자체기금으로 확립책을 강구하며 ⑤교회 매스콤의 활용을 위한 그 보급책을 강구하는데 두고있다.
이상의 목표에 따라서 구체적인 세부계획도 수립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이러한 계획들이 하나의 연례행사로 그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비단 평협뿐만아니라 우리 교회안의 단체들이 대개 많은 사업계획과 훌륭한 목표들을 세우지만 대개가 형식적인 행사로 끝나는 예가 많기 때문이다.
그것은 종교단체라는 그 자체가 어떠한 정신적 내지는 추상적인 성격을 띤 것이니 만큼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보다 더 적극성과 슬기로운 지혜를 모으면 그러한 구태의연한 태도를 탈피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금번 제8차 총회를 계기로 하여「지도자 연수회」를 개최키로 한 것은 지도자 재교육을 금년 사업계획의 주요 목표로 세운 평협으로서는 지극히 현명한 일이라 하겠다. 특히 그 연수회의 강사진이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하여 총재 주교인 김재덕 주교와 지학순 주교 등으로 발표되어 있는데 그것은 그만큼 주교들이 평협을 중요시 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되어 앞으로의 평협에 대한 기대가 자못 큰 바 있다.
여기에서 지난날의 사도직 협의회에 대한 발자취를 돌이켜보고 금번 제8차 총회를 계기로 하여 진정 새로운 자세로서 평협 본연의 목적을 다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고언을 하고자 한다.
제2차「바티간」공의회 이후 이제까지 교회의 제2선에서 수동적인 신앙태도만으로써 신자의 의무를 다했다고 자족하고 있던 평신도들을 선교의 제 일선에 투입시킴으로써, 부정과 악이 만연되고 있는 이 사회에 주님의 복음을 전파시키는 사명을 완수하도록 요청했다.
그런데 일부 몰지각한 신도들 중에는 그러한 복음전파의 평신도 고유의 사명에 대한 강조를 마치 교권에 대한 동등한 권리의 주장으로 착각한 나머지 성직자들의 오해를 자아내게 한 바 있었다.
반면에 성직자들은 그러한 극소수의 몇 명 그릇된 견해를 가진 예외적인 평신도를 마치 전체 평신도가 그러한양 오인하고 구 제도안에 스스로를 폐쇠시킴으로써 평신도의 사회 참여를 백안시하거나 저해하는 고루한 태도를 취한일도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지난날들의 과오를 시정해 감으로써, 진정 주님이 요구하시는『가서 만민에게 복음을 전하라』는 지상명령을 실천하는데 평신도들은 재촉하여 나아갈 필요가 있다.
지금 사회는 너무나도 험난하고 더할수없이 교회는 그러한 사회적 부정과 부조리의 공격을 받고있다. 이러한 공격을 받고있는 교회를 방어하기 위해서도, 또한 주님이 명령하신 바 사회의 복음화를 위해서도 필연적으로 주님의 군사들인 평신도가 일선사회에 나아가서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해야 할 사명을 다해야 할 것이 요청된다. 진정 다양하고 복잡한 현대사회에 있어서 사탄의 공격은 그 절묘한 수법을 다하고 있는데, 그 성스런 싸움에서 지휘관인 성직자들만의 손으로서는 그들을 대적하기가 힘든것이다. 어느 군대가 장교만으로 전투편대를 형성하고 싸움을 할 수 있겠는가. 여기에서 평신도의 활동이 무엇보다도 시급하고 요청되는 이유가 있는것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현 교황 바오로 6세께서 평신도들에게 하신 강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날이 점점 저물어 갑니다. 그러니 바로 오늘 일해야 한다는 것을 확신하십시오. 단 일분이라도 허비할 수 없습니다. 사태는 그만큼 절박해졌습니다. 와서 세상에게 진리가 어디에 있고 오류가 어디에 있는지 우리가 말하려는 것을 도와 주십시오. 이 세상은 아주 어수선하고 또 여러가지 격동때문에 매우 혼란되어 있습니다. 오늘 당장 일하러 가야 합니다. 내일이면 너무 늦을것입니다. 지금은 바로 평신도들이 일해야 할 때입니다 … 』
(바오로 6세가「프라스카티」성당에서 1963년 9월 1일에 한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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