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8일「복자 외부행사」날에는 온 교회가 순교복자 현양에 마음과 뜻을 모았다. 특히 금년은 79위 복자 시복 50주년이기에 행사 자체와 신자들의 자세가 모두 어느때보다 장중한 느낌을 주었다. 서울의 경우, 신학교가 있는 낙산은 3만5천여 명의 인파로 뒤덮혔다. 치밀한 준비를 한 주최 측이 당황할 정도의 이 인파는 천주교회의 행사에서 처음보는 숫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여한 신자는 거의 모두가 영성체를 하여 신앙의 열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옥에 티가 있듯이 이 행사에서도 불미스런 일이 한가지 있었다. 이미 방송을 통해 보도된 바 있지만 정의로운 교회를 위한 젊은이들의 제언」이란 제목의 유인물이 나돈 것이다. 이 유인물은「로마」성년순례단 구성에 있어 주교단이 제시한 원칙이 무시되고 56명이 추가 배정됐으며, 추가 배정된 사람이 내는 특별기부금의 명목이나 용도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고, 추가 배정에 당국의 종용이 있었다는데 불만을 품고 저속한 욕설을 퍼부었다. ▲우선 9월 14일자 가톨릭시보 1면 기사중「당국의 종용(?)」을 철저하게 물고늘어졌고, 또한 그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가 많기에 해명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당국의 종용(?)」은 표현상의 잘못이었다. 취재기자의 말에 의하면 사무총장 신부는「종용」이란 말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총장신부는 당국의 협조에 감사하는 뜻을 강하게 표시했다. 그것이「선의의 권고」라는 뉴앙스를 풍길 정도였을 뿐이다. 비록 물음표를 달았지만 종용이라기보다는 「협조」또는「배려」가 걸맞는 표현이었다. ▲그리고 문공부는 이미 지난 1974년 7월에 1백50명 규모의 순례단 구성이 가능하다는 공식회신을 보내온 바 있다. 교구 대표 47명 이외에 추가 배정이 가능했던 것은 이 때문이었다고 한다. 순례단을 일단 47명으로 정했지만 교황대사의 권고와 최재선 주교의 주선 등으로 총장은 당국에 추가 배정이 가능한가를 타진했다. 그러자『오히려 처음부터 인정된 인원을 배정했더라면 좋았지 않았느냐』는 당국의 해석이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특별기부금의 명목이나 용도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라고 윽박지르는 것도 좀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여성협의회 내부의 일이고「기부금」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순례가는 부인이 50만원씩 헌금을 내어 여성회관 건립기금을 마련한다고 한다. 잡음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미리 어떤 공식발표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도록」하는 습성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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