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군인주일을 며칠 앞둔 지난 1일 여의도 5ㆍ16광장에서 거행된 건군 27주년 기념식을 지켜본 국민들은 새삼 우리군의 막강한 저력을 느꼈으리라 믿는다. 대한 건아들의 그 늠름한 모습과 웅장한 기계화부대들의 행진은 가슴 깊숙히 파고드는 감동과 긴박감을 안겨주었다.
작금 학도호국단ㆍ민방위대 조직과 더불어 「내 고장은 내 손으로 지키자」「일하면서 싸우고 싸우면서 일하자」「배우면서 지키자」는 기치아래 뭉친 온 국민은 총력을 기울여 북괴의 재침략에 대비하려는 유비무환의 굳건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듯이 호시탐탐 남침의 기회만을 노리는 북괴와 대치하고 있는 우리 모두는 국가존폐를 가름하는 자주국방이라는 중차대한 시대적 요구를 외면할 수는 없을것이다.
이러한 시절에서 장병들에게 올바른 사생관을 심어주고 군의 정신전력 강화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는 군종활동은 그 어느때보다도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는것이다.
우리군에 있어서의 군종활동의 중요성을 간추려본다면 백분율로 따져 국민 전체의 2%가 가톨릭 신자인데 비해 군에서는 부대 전 병력의 10%가 신자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패기발랄하고 책임감이 투철한 20대 청년들의 인생 수련장이며 온상에서 재배하는 수목처럼 확고한 국가관과 사생관을 심어주는 도장인 군대에서 종교가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막중하다
뿐만 아니라 60만 대군의 병력이 매년 제대하여 신진교체가 될 때 한정된 수자개념보다도 무진장한 선교의 보고이자 황금어장으로서의 군선교는 한마디로 추수할 것은 많으나 일꾼이 적은 한스러움을 안고 있는 실정이다.
6ㆍ25동란이 발발했을때만 해도 종군신부로 자원, 헌신적으로 활약했던 분들이 많았다.
휴전과 동시에 거의 군에서 떠나고 그동안 숱한 어려움을 극복, 현재 50여 명의 군종신부들을 확보하여 가톨릭의 진면목을 군대에 심고있음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군종활동이 이처럼 기대되고 있는 오늘날 군종신부들이 격감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겠는가.
물론 군종신부들의 활동과 능력의 한계점을 외면할수 만은 없겠지만 군생활 자체에서 오는 정신적 갈등과 소외감은 개개인의 신심에 의해서만 해결해 나가야 할 희생으로 강요되고있다. 또한 동료 성직자들의 무관심과 비협조, 평신도들의 본당 이외 활동에의 무의식적 배타심 등은 군종활동의 저해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어느 군종신부가 모본당을 방문했을 때 우리 본당에는 단 3명이 군에 입대했을 뿐이니 이 세 사람을 위해서 협조할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며 냉대하더라는 실례에서 오늘날 본당의 군종활동에 대한 관심도를 짐작할 수있다.
군종신부가 교구행사에 군복을 착용하고 참여했을 때 신자할머니들이 한숨 섞인 말투로 『신부 그만두고 언제 군인이 되었느냐』는 물음에는 실로 서글픔을 느낀다는 모군종신부의 얘기는 곧 군에는 신부가 있어서는 아니되는 곳처럼 착각하고있는 신자들이 아직도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이러한 비협조와 몰이해는 하루속히 시정되어야 하겠다. 여기에는 각 본당 신부와 신자들의 협조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군종단 자체에서도 배전의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줄 믿는다.
근간 주교단의 지대한 관심속에 군종후원회가 적극적인 군종후원 활동을 전개하고 있고 또한 그 성과가 날로 높아가고 있음은 크게 고무적인 현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신자들이 이번 군인주일을 맞아 군종활동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보다 적극적인 협조와 후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씨 심는 자와 거두는 자의 비유처럼 군종신부들의 씨 심는 일에 1백만 신자들의 협조가 이루어질 때 풍성한 추수가 가능하리란 점을 명심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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