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성지순례를 떠나는데 있어서 국가적인, 또 다른 여러가지 여건이 여의치 못해 원하는 신자 전부가 갈 수 없는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 어느때 인가는 우리 신자 모두가 원하는 때 누구나가 다 성지를 순례하고 더 많은 신앙의 눈을 뜨고 감회를 갖고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도할 따름이다. 금번 성지순례는 25년만에 갖는「화해의 성년」행사와 한국 79위 순교복자 시복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여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수반하는 뜻깊은 순례이다.
그러므로 떠나는 우리의 각오와 목적의식이 확고해야 하겠으며 무한한 책임의식을 느껴야 한다. 여기에 우리는 우리가 임해야 할 자세와 우리를 보내주시는 신자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9월 22일 분도회관에서 피정을 갖고 과연 우리가 성년행사에 참석해서 그 뜻이 담겨진대로 서로 누구와도 화해하고 이해하며 도움을 주는, 주께서 보시기에『참 좋더라 하실 수 있는 화해의 이 교회, 화해의 이 사회, 화해의 국가가 되도록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새 사람이 되어보고 새 생활을 할 수 있을지…, 79위 순교복자를 갖고있는 우리의 영광을 과연 그 행사에 참여하고 옴으로써 그분들에 가까운 순교정신을 본받을 수 있게 될런지…이러한 여러면에서 절호의 기회에 순례를 하게된데 대한 감사와 순례의 본래의 목적인 고행과 극기에 얼마나 몸소 젖을수 있을런지를 하루종일 묵상했다. 그리고 순례지로 정해진「빠리」와「루르드」「로마」이스라엘에 대한 역사적인 또 실존적인 고찰과 지도신부님의 말씀을 듣고 우리는 이미 그곳에 가 있는 것처럼 주님의 존재를 마음 하나 가득히 느꼈다.
1백14명의 우리 일행은 하나의 마음과 하나의 뜻을 갖고 가야 할 것이며 지도신부님의 말씀대로 우리는 「두개의 눈」을 갖고 가야 되겠다. 그하나는 「우리의 눈」이요, 또 다른 하나는「그리스도의 눈」이다. 우리의 눈으로 우리는 많은 것을 볼 것이다.
그러나 그 보는 목적에 따라 전혀 다른 것을 보고 올 수도 있다. 우리의 순례는「빠리」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면 우리는 「빠리」에서 무엇을 봐야 할 것인가? 우리의 교회사를 보면 불란서는 우리 교회사의 어머니이다. 우리는 순례단으로서의 목적이 있기 때문에 외적인 세계의 유행의 물결같은 것을 보고 올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자취를 보고 와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의 눈」을 가지고 감으로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수난에 찢기어 피에 젖어 걸으셨던 그 발자취를 그대로 밟아 보고, 그분의 아픔과 그분의 인류 구속에 대한 거대한 뜻을 내 피부속 깊이 지니고 돌아와서 우리 자신의 생활에 변화를 일으키고, 다른 이에게 나에게서 넘치는 빛을 나타낼 수 있어야 우리의 순례 목적은 달성되리라고 생각한다.
가톨릭시보 사설에서의 부탁을 우리는 명심할 것을 약속한다. 수많은 순교 복자를 가진 신앙의 나라로서의 긍지와 그분들의 후예로써 부끄럽지않은 몸가짐과 처사를 할것이며 공동생활을 통해그 리스도 사랑의 실천과 신앙인으로써의 자세를 흐트리지 않을것 을 다짐하면서 떠나겠다.
『주님의 집에 가자할제 나는 몹시 기뻤노라. 예루살렘아, 네 성문에 우리 발은 이미 서 있노라. 예루살렘을 위하여 평화를 빌어주라. 너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평화있기를. 우리 주 하느님의 집을 위하여 너의 모든 행복을 나는 비노라. 』
(시편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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