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본질은 선교에 있다. 선교하지 않는 교회는 상상할 수도 없으며 전교하지 않는 신자란 있을 수 없다.
『교회는 그 본성상 선교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니 이것은 성부의 계획에 따라 교회가 성자의 파견과 성령의 파견에서 그 기원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선교교령2항)
그러나 현 시대는 덮어놓고 복음을 전하는 것만으로써는 교회의 사명을 완수할 수가 없게 되어있다. 그것은 시대에 맞지않는 방법일뿐 아니라 사회와 교회의 간격을 넓히는 결과만을 가져올지도 모른다. 또 해마다 전교주일이면 강론이나 메스콤을 통해서 전교사명을 강조하는 것으로 그친 느낌이었기에 여기에서는 시대가 요구하는 전교방법을 구체적으로 말해보고자 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신자들은「사랑의 실천자」로서 임하는「그리스도의 증거자」로서 있을때 전교의 길이 열린다.
각 시대는 그 시대 나름대로의 사명을 지니고 있다. 그 시대적 사명을 자각하지 못할때 교회 선교사업도 부진한 상태로 머물고 만다. 그러면 이시대를 위한 사명은 무엇인가? 물론 이 질문에 대해서 여러 가지 대답이 있을수 있겠으나 교회의 입장에서 집약적으로 말하자면 분열되어있는 인간세계를 하나의 공동체로 형성시키는 것이 아닐까 한다. 즉 과학의 발달로 인한 시대적 변천에 따라 인류문화가 인간을 소외시키고 같은 인간을 이질화 시키고 있다. 교회는 그러한 이질화된 세제를 창립자의 원의에 따라 구원의 역사안에서 동질화 시키기 위한 길을 제시하는 것이 현 시대의 사명이라 생각된다.
구체적인 예를 든다면 이 시대는 모든 면에 있어서 과학만능의 시대이며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과학의 발달로 인해 인간의 가치가 추락돼가고 기계의 가치가 우선돼 감으로써 비인간화 현상을 가져왔으며 선진국과 후진국 또 부유한 나라와 빈곤한 나라의 격차가 심해지고 한나라 안에서도 빈부의 격차가 극심해감으로써 인간과 인간 사이의 어쩔 수 없는 장벽이 생기고 말았다.
한편 매스콤의 발달로 인하여 전 세계가 하나의 세계인것처럼 느껴지지만 그것은 인간들에게 대화의 빈곤을 초래했다. 교통의 발달로 해서 국가와 국가사이의 정치적 외교가 빈번해져 감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국가 사이의 분열과 갭은 일찍이 볼 수 없을 정도로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모든 것들은 과학기술이 가져온 표면적인 동질성 뒤에 숨어있는, 인간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이질적인 분열된 세계를 형성했다.
바로 이것을 해결하는 것은 이 시대를 위한 사명이라 생각한다. 그러면 누가 이것을 해결할 것인가?
이것을 해결하는 것은 무력이나 정치권력에 의해서도 불가능한 것으로 본다. 오직 그것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의한 사랑으로서만이 해결될것이다.
그리스도 십자가는 하느님이 전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길이며 진리이다.
이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이 이질화된 세상을 동질성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사랑이다.
다시 말하자면 사랑은 현 시대의 선교의 수단이며 종말에 대한 증거로서 무엇보다도 가장 설득력이 강한 어김없는 방법이다. 사도 바오로는 그의 사랑하는 제자 디모테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모든 사람에게 하느님을 알려주는 방법과 공동체를 이루는 어김없는 길로써 다음과 같은 교훈을 남겼다.
『깨끗한 마음과 맑은 양심과 순수한 믿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을 불러일으키자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모든 신자들은 교회로부터 세상에 나아가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 있어서 비인간화되고 이질화된 요소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써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것이 선교의 지름길이다. 정치인은 국민의 평등과 자유를 위해서 사랑의 투사가 되어야하며, 경제인들은 노동자의 인격을 존중하며 정당한 임금을 제때에 지불해야 하며 교육자는 진정으로 피교육자들의 창의력과 인간성 계발을 위한 올바른 사랑의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말살된 인간성을 회복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의식구조는 아직도 이러한 시대적 사명을 절감하고 인간세계에 깔려져있는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사명감 대신에 자기중심적 신앙에 잠겨 사회에 대해 눈을 돌리지 못하는데 교회의 고민이 있다고 본다.
제2차「바티깐」공의회의「세계 사목헌장」에는 여기에 대해 눈을 돌릴것을 간곡히 호소하고 있다.
하느님은 우주를 창조하시고 섭리하며 전 세계를 당신의 뜻에 맞도록 완성으로 이끌어 나아가신다. 그분은 크리스찬뿐만 아니라 전 인류의 아버지이시며 전체 인류가 하나의 공동체로서 성화되기를 원하시며 또한 그렇게 되기위해 일하신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일하심에 참여하도록 부름을 받은 교회는 그 멤버들에게 하느님의 뜻을 충분히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시켜 새로운 사명의식을 넣어주어야 할것이다.
그리스도는 전 인류를 하나로 묶기위해 두 팔을 벌리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다.
그러므로 항상 교회는 전 세계가 그리스도의 사랑안에서 하나의 공동체가 형성되도록 노력하는 자이며, 궁극적으로 하나의 실현을 약속하는 세계의 표징으로 있는것이다.
신자인 우리들은 항상 사랑과 감사에 넘친 생활로써 그 표징을 세상에 보여주어 전교의 문을 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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