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초순에는 어김없이 월간잡지가 온다. 나는 무슨책이든지 처음에는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전부 넘겨보고 난 다음 읽고싶은 곳부터 읽는 습성이 있다. 남들은 날씨가 좋으니 바다로 아니면 산으로 여행을 떠난다지만 나는 이렇게 잡지를 보며 나대로의 생활설계에 몰두해본다. 그래서 나는 햇볕 잘 비치는 곳을 찾아서 바람을 쏘이며 책장을 넘긴다.
욕심이 아주없는 편도 아닌데 결혼해서 20년 가까이 사는동안 좋은 물건 새로운 물건을 갖추어 놓고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어제까지도 그다지 없었는데 견물생심이란 말과 같이 이달의 잡지에는 유난히도 예쁘고 좋은 살림살이의 광고가 많이 있다는데에 원인이 있는것도 아닐텐데 책장을 전부 넘기고 나니 마음이 달라진다.
우리집 살림살이는 친구들의 살림에 비하면 있는 물건보다 없는 물건이 너무나도 많다. 그러나 자랑할 만한 것이 있다면 컴컴한 밤에 높은곳에서 환하게 비추어 주시는 예수님과 성모님 또 은행알만한 묵주가 우리방에서 아주 예쁜빛을 보여준다.
이 모든 것들은 선물로 받았기 때문에 나는 더 소중하게 여겨진다. 세상은 갈수록 발달하여 좋은물건이 자꾸 만들어져 나오고 있으니 물건 사놓고 후회하는 것보다 차라리 갖추지 않고 사는편이 나을거야 하는 아빠의 말을 따라서라면 모순된 이야기겠고 나는 여지껏 내 살림이라는 마음과 또 살림에 대한 애착심이 없었다는 것만은 사실이었는데 마음이 달라진 이유는무엇일까? 행복은 누군가가 갖다주는게 아니며 자기 스스로 가 찾아야한다는 말이 생각난다. 그렇다면 내 생활에 만족하고 행복을 찾을려고 하는 마음에서일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한 가정의 며느리로서 또는 장차 시어머니가 된다는 것만은 아니지만 여자이기에 제일 먼저 눈에 뜨이는 것은 특집기사인 시어머니와 며느리에 대한 여러가지를 읽는 동안 화목한 가정이 있어 흐뭇한가 하면 반면에 세상에 이럴수가 있는가 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기도 해본다. 한참동안 화를 내며 읽다보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