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 유명백화점들이 불공정거래를 자행한 사실이 공개되자 그 역작용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점잖은 말로 표현해서「불공정거래」이지 그 실속을 들여다보면 사기행각을 공공연히 벌여온 것이다. 상품의 질이 낮고、값싼 물건을 대량으로 들여와「바겐세일」이란 사탕을 발라 고가(高價)로 소비자들에게 팔아온 것이다. 소비자를 우롱하다 못해 바보로 취급하고 그 바보들을 상대로 사기를 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백화점에 납품하는 업체들에 대해서는 가격을 대폭인하토록 압력을 가하거나 대금결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례도 적발되었다. 소위 자기보다 약한 편에게는 위협과 압력으로 누르고 왕으로 모셔야할 소비자들에게는 눈을 속여 부를 늘려온 것이다.
물론 모든 백화점이 다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번 경제기획원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 적발된 전국 10개 백화점들은 이미 명단이 공개돼 망신을 당하고 있고 소비자들로부터 불매운동과 강한 지탄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요행히 적발되지 않은 운 좋은 백화점들도 있을 것이다. 차제에 정신을 가다듬고 마음을 고쳐먹어야 하겠다.
일반적으로 백화점의 물건들이시중가격보다 비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알고 있다. 같은 종류의 물건이면서 값이 비싼 것을 알면서도 소비자들이 백화점에 몰리는 이유는 비싼 만큼 물건을 틀림없이 믿을 수 있다는 신용 때문이다. 그 신용은 백화점의 역사나 규모、홍보 등에 따라 좌우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번에 소비자들은「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고 만」격이 되었다. 자칭 역사와 전통과 신용을 생명으로 삼는다고 떠벌여온 유명백화점들이 파렴치한들이 즐겨 쓰는 사기수법을 사용하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따지고 보면 과연 백화점들만 그런 못된 짓을 하고 여타의 상행위들은 정당하게 잘 이루어지고 있는가 하는 위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상대방의 눈을 속여 더 많은 이익을 취하려는 욕심은 장사꾼이면 누구나 갖은 본능일지도 모른다. 이 육적인 본능을제어하고 건전한 상행위를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법과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그것들이 시원치 못한 듯하다.
일례로 기십만 원을 사기한 범인에게는 형벌이 가해지고、보신탕을 팔다 적발된 업소에는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지지만、수십만 혹은 수백만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기행위를 한 백화점들에게는 몇 번 호통을 한 백화점들에게는 몇번 호통을 치거나 사과광고를 내도록하는 것으로 다스리고 있는 형편이다. 법은 만인에게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더우기「서로 믿고 잘살자」는 우리 사회의 기강을 흐트리는 행위자들에 대해서는 엄벌로 다스려야 마땅하다. 공권력이 제구실을 하지 못하면 우리가 염원하는 자유민주주의는 요원을 따름이다.
이 기회에 전국 각 교구 단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소비조합운동이 더욱 확산되고 사회 깊숙히 뿌리내리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우리 교회에서부터 서로 믿고 서로 파는 환경을 조성해나가야 하겠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수많은 문제와 혼란을 배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부터 재인식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벌써 수년전부터 말은 많이 해오고 있지만、실효를 거두고있지 못한 전국평협의 신뢰회복운동이 작은일 하나라도 수확하는 해가 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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