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하늘이 무겁게 드리우고 을씨년스럽기까지 한 초 겨울 아침이었다.
무심코 펼친 조간신문 사회면 한 귀퉁이에는 늘 학교에서 수석만 한다는 어느 여고 3년생의 추락사와 한 남학생이 분신자살한 기사가 적혀있었다. 이 엄청난 모순의 시작이 어디에서 부터인가는 이야기하지 말자.
나의 사랑하는 아들, 그리고 딸들아! 너희는 얼어붙어 멎어 버리는 듯 한 이 엄마의 마음을 알겠느냐?
지금 너희들은 긴 인생의 여정에서 어느 한 작은 간이역에 머물고 있음이란다. 비록 어렵고 견디기 힘든 곳이라 생각할지 몰라도 네가 가야할 보다나은 종착역을 향한 발돋움이 아니겠느냐?
우리는 이 어려움과 고통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고 수용해야 하며 수용할 수 있는 용기까지도 기도로써 요청해야 된단다. 정상의 자리를 지킨다는 것은 수없이 많은 도전을 감수해야 하며 고통을 인내해야 얻어지는 것이란다.
끝없는 도전에 아파하며 괴로워함도 너희들만이 지킬 수 있는 특권임을 이야기 해주고 싶구나. 너희들에게 마음 아픈 꾸중을 할 수 있는 것도 엄마의 사랑의 표현임을 이야기하고 싶다. 진실로 소중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아픔을 나누는 이 엄마의 마음을 지금은 너희가 이해하여 줄 때가 아니니?
이제는 함께 기뻐하며 함께 아픔을 나눌 수 있는 너희들의 친구가 되고 싶고 너희들만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함께 생각해 보는 협조자로서의 엄마를 희망하고 있단다. 엄마가 이루지 못한 욕망 따위는 이미 포기한지 오래다. 너희와 함께 웃고 대화하는 벗으로서 너의 믿음이 부족할 때 지켜주며 길고 넓은 이해를 가지고 인생의 여행을 떠나는 딸과 아들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며 기도한단다. 『얼어붙은 땅에도 봄은 온 단다』삶의 작은 아픔까지도 모두 사랑할 수 있는 자녀가 되어 보는 게다. 미래의 영광을 위하여 오늘의 고통을 참아내는 모든 나의 사랑하는 아들과 딸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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