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는 하느님께서도 완전히 파악하실 수 없는 사실이 몇 가지 있다고 한다. 그 가운데에는 여자수도회는 여자수도회의 숫자도 포함되어 있다. 그만큼 수녀회의 숫자가 많다는 것을 풍자해서 어느 호사가가 지어낸 말인 모양이다. 천주교 주소록에 수록된 국내 수녀회 수는 37개에 달한다. 남자수도회가 14개인데 비하면 엄청나게 많은 숫자이다. ▲이 많은 수도회는 각 회 나름대로 설립취지와 역점사업을 두고있지만 어느회에나 공통된 궁극의 목표는 전교사업이다. 본당은 물론 학교와 병원에서, 심지어 노동자들과 함께 공장에서까지 복음전파를 위해 노력하고있는 것이다. 이들 수도자들의 숨은 협조가 없었던들 오늘날 한국 가톨릭의 1백만 교세확보는 불가능했을런지도 모른다. ▲전교일선에서 수도자들은 일반 전교사들이 따라갈 수 없는 여러 강점들을 갖고 있다. 수도자들에 대한 인격적인 신뢰와 그들의 수도복에서 풍겨주는 장중감과 청순감, 그리고 고된 수도생활에서 연마된 침착한 언행은 처음 대하는 이로 하여금 호감을 갖게 해준다. 이것은 곧 미신자와의 대화를 용이케 하고 따라서 전교실적을 올리는데 남다른 공헌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교수녀의 존재는 어느 본당 할것없이 거의 필수적인 것으로 되어있다. 그런데 활기찬 전교를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될 이 전교수녀가 일부 농촌지역에는 없는 곳이 허다하다. 그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수녀들을 유치할 재력이 없기 때문이다. 어떤 시골본당의 경우 전교수녀들에게 지급해야 될 1년간 봉급 총액이 그본당 총 예산과 맞먹게 된단다. 이런 형편에서 수녀 유치는 그림의 떡이랄 수 밖에 없을듯. 특히 금년부터 전교수녀들의 봉급이 대폭(?) 현실화 되어 더 한층 어려움이 따른다는 얘기다. ▲전교수녀들의 받는 봉급이래야 희생적인 액수에 불과하다. 수도회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경비를 협조받고 있을 뿐이다. 이것마저 염출 못하는 상황하에서 활발한 전교란 기대할 수 없을것이고, 더욱더 침체일로를 치닫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탁상공론일지는 몰라도 한번쯤 무리를 해서라도 전교수녀를 유치, 적극적인 포교활동을 벌일 수는 없을까? 소기의 전교성과만 올린다면 결과적으로 신자들의 개별적 부담도 줄어들테니 말이다. 금년은 근래에 보기드문 대풍작을 기록했다. 평년에 하지 못하던 이 사업을 금년같은 해에 한번쯤 시도해 봄직도 하지않을까? 풍년을 주 신하느님께 감사하는 뜻에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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