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일요일 아침. 옆방에 세든 신앙심 깊고 마음씨 착한 두 아이의 엄마가『성일아! 성래야 빨리 교회에 가자』하며 헌금용으로 형제에게 각각 돈 백원씩을 주었다. 평소 애들에게 간식도 별로 주는 일이 없었지만 용돈도 잘주지 않았으며 애들 역시 돈달라고 조르는 편이 아니었다. 그런데 헌금용으로 돈1백원씩이나…. 어린이에게 좋은버릇을 길러주는구나 하고 나는 마음속으로 혼자 탄복했다. 큰 아이가 친구와 같이 돈 백원을 들고 교회에 간다고 대문을 나갔다. 1분후 엄마가 작은아이를 데리고 뒤를 따랐다. 한참후 전화벨이 시끄럽게 울렸다. 수화기를 드니『성일이가 집에 가지 않았어요?』『집에 아무도 오지 않았는데요?』『성일이와 친구 두 아이가 교회에 오지 않았어요』『그럼 어디갔을까? 돈 가지고 사먹으러 갔나봐요』당황한 음성이었다. 나도 10시 미사에 갔다가 볼일을 보고 저녁때에 돌아왔다. 대문이 탁 열리자 잔뜩 찌푸린채 분노에 찬 낯선여자의 얼굴이 나타났다. 성일이도 동시에 보였다. 이 집 성일이가 나서서 그 꼬임으로 자기 아이가 헌금돈으로 군것질을 해버리고 교회에도 안가고 온종일 놀다왔다며 자기 아이는 이런일 없도록 혼을 내주었으니 성일이도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매로 버릇을 고치라는 훈계말이었다.
일종의 아이들을 위한 교훈이 아니고『너 또 그런짓하겠냐』는 가혹한 폭언으로 공격하며 아이에게 시비조로 분풀이하는 것이었다. 그 여인의 하는 짓이 눈에 거슬려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입을 열었다.
언젠가 명동성당에서 어린이에 대한 본당 신부님 강론에서『남녀교우 여러분 중에서 어렸을때 남의 돈이나 무슨물건이든지 훔치지 않은 사람이 있으면 손을 들어 보시요』하셨다. 그 말씀에 모두 과연 그렇다는 긍정의 웃음을 보였다. 남의 물건을 가지고 싶고 파괴하는 것을 좋아하며 말썽부리는 것을 흥미로와 하는것이 어린마음에 흔히 일어나는 심리작용이라는것 등 또 모처럼 돈을 보니 먹고싶은 것이 많아 그런일이 있을수도 있지않겠는가 하는 이해도 시켜보았지만 그녀는 좀처럼 화를 풀지않으며 그냥 뭐라고 중얼거리며 돌아갔다. 훌륭한 교육으로 좋은자녀를 육성시키겠다는 어머니들마다 그 취지는 똑같지만 각 가정마다 그들 나름대로 교육방법이 다 다르다. 이런 경우 어린이에게 ①하느님에게 바치라는 돈을 다른데 썼으므로 하느님이 우리에게 많은 복을 내려주지 않은다는 것. ②엄마 몰래 사먹어서 나쁘며 ③교회에 안나가고 다른데서 놀아 죄가 된다는 것 등을 잘 알아듣도록 타일러 나쁜버릇을 고치게 하는 것이 효율적이며 가장 지혜롭고 현명한 어머니로서의 교육방침이 되지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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