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회가 보편성이 강한만큼 민족 고유성이 강하다는 사실은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을것이다. 더욱이 세계 어느 교회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자발성 위에서 복음을 소화한 한국 가톨릭교회는 이 두 본질적 특성을 더욱 강하게 내면적으로 조화할 수 있는 사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가톨릭 신자들은 항상 세계 보편성의 가톨릭만 생각하고 민족의 역사속에서 성장한 민족 교회로서의 모습을 본의 아니게 잊어버리고 지내는 편이 강하다는 것도 부인 못할 사실이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의 경우를 두고 볼 때 오랜 전통을 가진 가톨릭 신앙의 가정에서 태어나 교회활동을 다년간 해오는 처지이면서도 그러한 범위를 넘어서지 못하였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불평도 아니지만 한국교회사의 피어린 역사를 알래야 알 길도 그리 많은것도 아니다. 그러던차에 지난 8월 중순 가톨릭시보에 실린 한국 교회사 강좌의 광고를 보고 사흘동안 알찬 프로그램에 참석하여 교회사의 증언을 청강할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귀중한 체험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신앙의 선배들의 피흘린 역사적 증언들을 눈앞에 볼 때 더욱 신심을 느끼게 되는 것은 공통의 사실일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한국 천주교회의 사료로 가치있는 것들을 보다 더 널리 수집하여 정리해야 할 것이며 특히 6ㆍ25를 통한 교회수난이라든가 사료들의 수집이 계속 수집되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제1회 강좌가 30여 명의 수강생으로 무사히 끝나게 된 것을 천주님께 감사드린다. 그러나 이번의 첫 경험을 통하여 볼 때 몇까지 보강하여야 할 것이 있는 것 같다.
첫째 이런 기회가 있다는 것을 몰라서 소수밖에는 참석하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본당 신부나 회장은 이런 기회가 있다는 사실을 널리 광고하여 주어야 할것이다. 이번에 한가지 놀란 사실은 멀리 지방에서 많이 참석하였고 개신교쪽에서도 왔는데 서울의 본당에서 별로 많이 참석하지 아니한것 같은 인상이다. 이것은 본당에서 광고를 잘 아니해주기 때문이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
둘째는 한국 교회사 강좌가 앞으로 1년에 최소한 두 번은 정기적으로 있어 성직자와 평신도를 총 망라하여 재교육을 실시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개인적 주장이다. 이러한 기회를 위하여 한국 천주교회 주교단에서는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어야 할것이다.
셋째로 한국 천주교의 성지에 해당하는 장소에 대한 개발과 관리가 시급하다 하겠다. 전국을 상대로 성지에 대한 안내서도 나와야 할것이다.
넷째로 한국교회사에 관한 전반적인 출판이 활발해져야 할것이다. 일반 교우들은 한국 교회사에 관심이 있어도 현재로서는 별반 읽을거리가 없는 실정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교회사 연구소에서는 이런 방면으로 더욱 박차를 가해주기를 바라며 이를 위하여 천주교회 전체가 지원을 해주어야 하리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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