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 그동안 몇 분의 신부님과 수녀님이 우리 본당을 스쳐갔었다. 그러던 얼마전 우리 본당에 우리를 영세시키신 수녀님이 다녀갔었다. 얼마나 반가운지…
당신이 영세시킨 우리와 아이들이 벌써 크고 직장을 갖고 또 열심한 신자가 되어서 간부를 맡고 일을 하고있는 것을 보고 수녀님은 흐뭇함을 금치 못하는 얼굴이었다.
내가 처음 교회에 입교하였을 때를 생각해보았다…
나는 그 당시 사랑하는 아들을 잃었다. 얼마나 가슴이 아프고 쓰라린 고통이었는지 당시 그 누구든 내 마음의 공허감을 매워줄 사람은 그 아무도 없었다.
나도 모르게 성당엘 뛰어들어 간 것이 오늘의 신자생활이라 할까?
미사시간 제일 뒷자리에 앉아서 한편으론 쑥스럽고 한편으로는 열심히만 믿으면 마치 그때의 기분으론 사랑하는 내 아들을 볼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어떤 교우가 신부님과 수녀님을 인사시켜 주었다.
신부님은 열심히 다녀보라고 일러주었다. 그런 나는 처음보는 그 외국신부를 보고 얼마나 흐느껴 울었는지… 실컷 울고 또 울었다. 그러고나면 나도 부끄럽고 남보기에 창피한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나는 교회란 무엇이며 신앙이란 어떤것인지? 지금의 성모회장과 둘이서 까만 레오 수녀님을 모시고 사제관에서 교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때 내가 생각할때 그분은 천사처럼 아름답고 고운 수녀님이셨다.
교회사를 배우고 예수님의 부활을 배우며 재미있게 교리를 익혀나갔다.
그러나 교리가 딱딱하고 재미없는 눈치를 보이면 수녀님은 코가 제 고향 찾아간 이야기도 들려주면서 곧잘 웃겨주기도 하였다. 주일을 지키고 교리를 하면서 집에 와서 아빠나 아이들에게 열심히 옮기던 일, 가족을 이끌어 나가면서 교회에 대한 설득을 하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은 엄마 우리는 왜 떡국(성체)을 안주느냐면서 남들이 성체 영하는 것을 보고 조르던 일 등.
지난 날의 일들이 스쳐간다. 천사처럼 아름답고 고운 수녀님은 또한 영세하기도 전에 떠나버렸다. 얼마나 섭섭했던지 그 당시 나는 다른 수녀님이 부임해 오셔도 정들지 말자고 마음속으로 맹세했다.
그러나 모두 어리석었다. 이젠 그 누구와 헤어져도 살 수 있는 자신이 생겼다. 이젠 나에게는 천주님이 항상 지켜주시고 보호해 주신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사랑하올 성모님께 교회를 모르는 사람에게도 주님의 은총을 달라고 묵주알을 한 알 두 알 굴리면서 부탁하련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