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聖職)이나 성직자(聖職者)라는 말은 우리에게 로만칼라의 신부님이나 회색승복을 일은 스님、혹은 목사님을 연상하게 해준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반드시 하느님이나 부처님을 위해서 봉사하는 직책만이 성직이며、그분들만이 성직자는 아닐 것이다. 진정으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직업이라면 그것이 바로 성직이요、진심으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라면 그가 곧 성직자인 것이다. 단지 먹고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민들에게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이른 개벽에 거리를 청소하는 청소부 아저씨는 이런 의미에서 성직자이다. 다른 이웃에게 소식을 전해 주기 위해 비바람과 눈보라치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산길을 걸어가는 집배원 아저씨도 성직자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누구나 성직자가 되어야 한다. 자신의 직업을 성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나 자신을 위한 직업이 아니라 이웃을 위한 직업을 가져야한다. 그리고 그 직업에 최선을 다할 때、우리는 누구나 성직자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직업、그 직업들이 모두 정당하고 건실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업들은 사회의 요구에 따라서 생겨난 것이며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들이라 하겠다. 그리고 그 까닭에 자기 직업에 충실하는 것은 곧 이웃을 위하고 사회를 위한다는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웃을 위해 철저히 봉사하는 사람들을 성직자로 부르기를 주저해서는 안된다. 또한 우리 스스로가 성직자가 되는 데에 주저해서는 안될 것이다. 성직자가 된다는 것은 직업을 통해서 자신을 완성한다는 의미이며 또한『이웃에게 베푼 것이 곧 하느님에게 베푸는 것』이라는 성서말씀에도 부합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어릴 때 누구나 한번은 가졌던 성직자가 되는 꿈을 이렇게 완성해 갈수 있다는데 뿌듯한 마음을 가져본다.
임병호
<원주교구청 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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