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마지막 주일은 구라주일(救癩主日)이다 구라주일은 나환후들에게 삶의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기 위해 주교회의가 제정한 특별기념주일이다.
따라서 구라주일은 사회에서 격리되어 병고와 빈곤과 소외 속에서 살아가는 나환후들에게 경제적인도움을 주는 동시 나병의 완전퇴치를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금년 구라주일은 주교회의가 제정한 제22회 구라주일이며 제36회 세계나병의 날이다. 즉, 세계가 이 지구상에서 나병을 완전히 몰아내기 위해 범세계적인 운동을 전개한 날이기도 한 의미깊은 날이다.
이 지구상에는 나병 뿐 아니라 수많은 질병으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이 많고 나병보다 더한 불치의 병으로 고생하고 죽어가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불치의 병이라 하더라도 나병환자만큼 소외의 고통을 느끼는 병은 없다. 인류 역사상 가장 괴롭고 고통스러운 병이 곧 나병이라는데 의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후천성면역결핍증 즉「에이즈」라는 병이 20세기를 사는 인류에게 공포의 병, 불치의 병으로 나타난지도 이미 오래이다.
부모의 탓으로 또는 자신의 잘못없이 에이즈에 걸린 사람도 있으나, 에이즈 걸린 사람도 있으나, 에이즈는 자신의 탓으로 발병한다는 점에서「천형」이라고도 불려진다. 그러나 나병은 전염병임에도 불구하고 천벌이며 유전되는 것으로 와전되어 오기도 했다 나병은 전염병이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며 현대 의학으로 완전 치유가 가능한 병이다. 후진국일수록 발병률이 높은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나병 퇴치가 완전히 이루어진지 이미 오래이다. 우리나라의 명실상부한 선진국 진입시기는 나병의 완전 퇴치 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 가톨릭은 여타사회복지사업 가운데서도 구라사업에 큰 업적을 쌓아왔다. 질적ㆍ양적인 면에서 모범적인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같은 가톨릭의 구라사업은 이 사업에 투신해온 이들과 국내의 후원자들의 지원을 근간으로 한 것이지만 지난68년도에 제정된 구라주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주교회의는 구라주일 제정 7년 전에 이미 구라사업을 위한 2차 헌금을 결의한바 있어 실질적인 구라주일은 1961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런데 주교회의는 지난 85년 추계 정기총회에서 구라주일을 내년도인 1990년부터는 구환(救患)주일로 전환시킨다는 결정을 내린바 있다.
이 결정을 내리기전 주교회의는 구라주일을 폐지하려고 했다가 나사업연합회 등 구라 관계자들의 간청으로 향후 5년간 구라주일을 연장, 교회의 구라주일은 내년에 폐지될 운명에 놓여있다.
그러나 내년에 구라주일이 폐지되는 것은 분명 시기상조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등록된 나환자만도 2만5천명에 달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향후 한세대(30년)정도는 지나야 완전퇴치가 가능하다고 한다.
구라주일을 맞아 나환우들을 위한 나눔의 실천과 함께 구라주일폐지에 주교회의의 재고가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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