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의평화위원회가 10일 오후 2시 드디어 재창립 총회를 갖는다고 한다. 작년 12월 11일 주교상임위원회가 당시의 정의평화위원회를「인정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린지 꼭 1년만에 다시 빛을 보는 셈이다. 금년들어 지난 2월 24일 부터 28일까지 열렸던 춘계 주교총회는 정의평화위원회를 재조직, 강화하기로 결의하고 이 문제를 주교상임위원회에 일임시켰다. 그 이후 재조직 준비위원회가 발족되었고, 지금까지 수차례 회합을 속개해왔다. ▲새삼스러운 얘기가 될지 모르나, 일이 이쯤 발전되었으니 과거의 위원회가 인정을 못받게 된 경위를 간단히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구구한 억측과 오해가 많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15일 당시 지학순 주교가 총재였던 정의평화위는 총회를 소집규약을 변경하고 임원진을 개선한 후 총재주교의 옥중서명까지 받았다. 그러나 주교회의는 이에 앞서 작년 가을 총회에서 옥중의 지 주교가 전해온 뜻에 따라 주교상임위원회가 이 위원회를 재조직, 강화하도록 결정한 바 있었다. 이 같은 결과로「정통성」「합당성」이 문제되어 한동한 논란을 거듭하다가 결국 재조직키로 낙착되었다. ▲경위야 어쨌든 1년간의 공백이 생긴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대기만성(大器晩成)이란 말도 있고 호사다마(好事多魔)란 말도 있으니 앞으로의 활동에 기대를 걸어야겠다. 흔히「정의」라는 소리만 들어도 질겁을 하고 신경을 곤두세우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그만큼「정의」는 우리 사회에서 희귀한 무엇이 되어버린 탓이리라. ▲특히 이번 창립총회가 세계 인권선언일에 개최되는 것도 의미가 깊은듯 하다. 우리 주교들이「정의 없이 평화없다」고 갈파하고 있듯이, 정의의 실현이 바로 평화인 것이다. 사목헌장에도「평화는 전쟁없는 상태만도 아니요. 적대세력간의 균형유지만도 아니며, 전제적 지배의 결과도 아니다」. 흔히 문제가 되고 있는 인간 기본권, 자유와 평등이 하느님의 뜻대로 보장되는 곳에 평화가 있는 것이다. ▲새로 발족되는 정의평화위원회는 할 일도 많을 것이고 교회내의 기대 또한 크다. 빠스칼의 말대로「정의 없는 힘은 무력(無力)이고 힘없는 정의는 무효하다」. 정의와 사랑에 뿌리박힌 평화를 확립한다는 교회의 목적달성을 위해 정의평화위원회의 분발을 빌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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