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을 때린 상인이 구속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손님들은 가짜상품과 불량품, 바가지 물건값에 무던히도 시달려 온 터이다. 그런면에선 이미 노이로제 증세가 고질화 된지도 오래다. 흥정중에 돌아서다가 상인으로부터 시비와 생떼, 욕설과 소금 뿌림을 당한 손님도 적지않다. 거기다 이젠 폭행까지 당해야 하는 판국이 된 모양이다. ▲에누리의 규모도 엄청나다. 부르는 값의 반값으로 거래되는 것은 옛 얘기가 된 것이다. 얼토당토 않게 비싼 값을 불러, 안사면 그만이고 사면 횡재하겠다는 심보다. 속임수로「기만」하든, 폭언으로 공갈「협박」하든, 불법으로「폭력」을 휘두르든, 힘을 잡고 돈을 벌면 된다는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이 새로운 거래질서를 이룬 탓일까? 저소득층을 상대로 하는 시장일수록 이런 현상이 많다. 상도덕의 타락이 이쯤 되면 말세다. ▲「방콕」공항에서의 일이다. 화장실을 나오려는데 돈을 내란다. 탁자위엔 1달러에서 10달러짜리와 1천엔짜리 등을 늘어놓았다. 그러니 최하 1달러를 내란 말이 아닌가. 1백엔짜리 동전 하나로 사정하듯 하여 빠져나왔다. 그런데 어떤 외국인은 잔돈이 없어 20달러 짜리를 내놓았다. 그랬더니 10달러짜리 한 장을 거스름돈으로 주지 않는가. 화장실 한번 이용에 일금 5천원. 태국의 이미지, 그 도덕적 질서를 더 이상 알아볼 필요가 없다. ▲김포공항의 화장실에선 돈을 받지 않는다. 전시효과적인 부문에선 선진국을 닮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들어가 보면 도덕성의 결여가 참담할 정도다. 건전한 상거래를 하지 않는다고 상인들만 나무랄수도 없는 측면도 없지않은 것이다.책임있는 공인(公人)들이 너무나 뻔한 거짓말을 예사로 공언하는데 상인이라고 어디 거짓말을 말란 법이 있는가. 특히 사술(詐術)을 겸비한 전매청의 상술(商術)을 상인들이 감탄을 연발하며 배우고 있을것이다. ▲연말년시 겨울을 나면서 또 얼마나 많은 선량한 소시민이 못난 상인의 부당 이득 추구욕에 희생될 것이며 기만 협박 폭력의 제물이 될 것인가. 휴매니즘이니 사회적 도의심이니 하는 거창한 것도 물론 소망스럽다. 그러나 평범한 소시민에겐 정직 친절 성실같은 평범한 도덕이 참으로 아쉬운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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