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내지 마시오. 나는 여러분에게 기쁜소식을 전하러 왔습니다. 모든 백성들에게 큰 기쁨을 될 소식입니다.」(루까2ㆍ10)
진정 예수님은 우리에게 기쁜 소식을 가져오셨다. 그러기 때문에 성탄절은 무엇에도 비길 수 없는 크나 큰 기쁨의 날이다. 하느님이 인간이 되셨음은 인간으로 하여금 하느님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셨음을 뜻한다. 그리고 하느님의 말씀은 사람이 되시어 우리 인간과 함께 기쁨과 슬픔 온갖 번뇌를 함께 하심으로써 우리에게 희망을 안겨주셨고 사랑이 무엇인가를 알게 하셨다. 그러나 그러한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우리는 이기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성탄절까지도 이기심으로 보내고 있다.
성탄절이 되면 많은 사람들은 카드를 보내고 선물을 주고 받으며 화려한 데크레이션과 트리로 장식하며 성탄의 축제 기분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것이 진심으로 순수하게 주님의 성탄을 축하하는 뜻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모르겠으나 대부분이 선물 아닌 뇌물이거나 혹은 자신의 종교심을 만족시키려는 일시적인 선심행위에 불과한 예가 많다.
「그들이 「베들레헴」 에 가 머물러 있는 동안 마리아는 아기를 낳을때가 되어 드디어 첫 아들을 낳아 포대기에 싸서 구유에 눕혔다. 여관에는 그들이 머무를 방이 없었던 것이다」(루까2ㆍ6-7)
성 루까는 이 사실을 기록하는데 있어서 단 삼행으로 표현했다. 거기에는 아무런 수식도 없으며 감상도 없이 담담하게 있는 사실만을 표현했을 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소박한 성탄을 너무나도 지나치게 장식하여 감상에 부풀어 축제기분에만 잠긴다.
그러한 화려한 장식들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의 초라한 모습을 보지못하며, 축제기분에 들뜬 징글벨의 소란스러움 때문에 고통 중에 있는 「보잘것 없는 사람」들의 신음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제법 크리스찬다운 행위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의 까지도, 참다운 성탄의 의미를 곡해함으로써 불우한 사람들에게 약간의 일시적 선물을 하는것으로 자신들의 속된 성탄절의 데코레이션 구실을 하는가 하면 그로써 크리스찬으로서의 체면을 유지하려고 한다. 그들은 마치 그 연례행사적인 성탄선물로써 자신들에게 묻어있는 세속의 먼지를 털어버리기라도 한 듯이, 스스로의 양심을 달래는 동시에 종교심을 만족시킨다.
그리고 더 심하게는 자신이 훌륭한 크리스찬이라는 소리를 듣기 위하여 제법 그럴듯한 성탄선물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것들은 주님의 거룩한 성탄을 더욱 속되고 초라한 성탄으로 만들고 있을뿐이다. 「고요한 침묵이 온 누리를 뒤덮고. 어두운 밤이 빠른 걸음으로 자정에 이르렀을 때, 하늘높은 곳에서 당신 전능의 말씀이 그 보좌에서 뛰어내려 늠름한 무사와 같이, 멸망키로 되었던 땅 한복판에 내려오리라」(지서18:14-15) 과연 하느님의 말씀이 이 세상에 내려오시기 위해서 세상은 고요한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참다운 성탄을 맞이하기 위해서 우리도 「고요한 밤」을 지녀야 한다. 축제기분에 들떠있는 곳, 터뜨리는 샴페인의 소란 속에서는 결코 주님은 탄생하시지 않으신다.
「어두움 속에서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이사야 9ㆍ1) 「그 빛이 어두움 속에서 비치고있다.」(요한 1ㆍ15) 그리스도의 빛이 이기심의 노예가 된 탐욕적인 이 세상을 가치없이 비침으로써 그들의 추악함과 비겁함을 드러내준다. 그러므로 크리스찬은 참 성탄정신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자신의 사명을 완수하기가 어렵다.
참 성탄정신은 어두움속을 비치는 빛이 되어야 하며 만민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는 자가 되는데 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가 빛으로 변하여 빛이 되어 세상 사람들이 우리의 빛을 보고 이기적 탐욕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는데 있다. 그리고 또 스스로가 기쁨으로 변하여 기쁨 자체가 됨으로써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기쁨을 전하는 자가 되는데 있다. 이것이 참 성탄정신이라 하겠다.
또 다른 차원에서는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선물을 가져오신 것처럼 우리도 선물을 가져다 주는 자가 되는데 있다. 그런데 그리스도께서는 이 지상적인 어떠한 보화로써도 환산할 수 없는 선물 즉 당신 자신을 선물로 가져오셨다. 우리도 그와 마찬가지로 어떤 물화이나 카드로써 선물을 다했다고 생각하지 말고 우리 자신을 선물로 하도록 해야겠다.
참 크리스찬은 선물을 보내되 자기 자신을 선물로 보내는 자이다. 즉 우리 생활 전체를 무조건 선물로써 보내는 것이다. 그것도 어떠한 특정한 사람에게만 보내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에 대해 한결같이 똑같게 해야 할것이다.
이때에 성탄은 우리에게 그 참 빛과 참 기쁨을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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