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사도직 전국 협의회는 지난 9월 하순 가톨릭시보 경향잡지 보급운동을 제창했고 지금도 그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평협」은 당초 한 본당에서 5부씩 확장토록 할 목표를 세웠지만 보급운동이 전국적으로 번져감에 따라「예상외」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특히 지방도시에선 한 본당에서 1백부 또는 2백부까지 확장한 곳도 있어 평신도의 저력을 과시했다. 그렇다고 전국 모든 본당에서 활당된 확장목표를 달성한 것은 물론 아니다. ▲어디서든 무슨 일을 하든 협조가 안되는 사람이 있고 지역이 있기 마련이다. 보급운동이 교회사상 처음으로「평협」에 의해 제창됐다해서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전국 협의회는 어느 교구가 구독 신청서를「수취거절」이란 딱지를 붙여 돌려보냈다고 해서 당황할 필요는 없다. 「수취거절」할 자유를 대범하게 인정해주면서 계속 설득하는 인내와 효과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지혜를 동원하는 것이 현명하다. ▲보급운동이「예상외」의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은「평협」지도자들의 능력과 열의 때문이겠지만 성직자들의 일조 (一助)도 있었던 덕분이라고 본다. 본당 신부가 직접 구독신청을 받아 본사를 찾아온 실례가 이를 증명한다. 지금까지 교회는 주교회의에서 보급주일을 정하고 본당에서 신부들이 강론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때마다 평신도들의 움직임은 없다시피 했고 강론은 힘없는 구두탄(口頭彈)으로 오발되는 연례행사를 면치못했다. ▲「평협」이 보급운동을 제창했을때 그 실적을 기대하는 성직자는 별로 없었다. 주교와 신부들이 나서도 안되는 일이었다는 경험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상당한 오판이었다. 그때는 평신도의 호응이 없었다는 점을 간파했던 것이다. 지금은 협조자인 평신도 스스로가 발동을 걸고 나선 것이 그때와는 판이하다. 주교와 신부들이 뿌려놓은 누룩이 장구한 세월이 흐른후에야 발효됐다고 할까. ▲아무튼「평협」이 벌이는 보급운동의 결과는 75년도에 교회가 얻은 중요한 교훈이었다. 그것은 성직자와 평신도가 말로만이 아니고 실제로 협조관계에 있을때 뭔가 이뤄지고 바람직한 성과를 올린다는 사실이다. 이 같은 사실은 누구나 뻔히 알고있는 상식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것을 현실적으로 증명했다는데 의의가 크다. 모처럼 얻은 값진 교훈을 거울삼아 새해에는 성년교회의 새 모습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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