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십자가를 지고 있다고 한다. 나도 십자가을 지고「게세마네」동산을 향해 인생의 행로를 걷고있다. 나는 류마치스성 관절염으로 수년째 고생을 한다. 마디마디에 통증이 올 때면 골이 아프고 가슴이 답답해 숨이 막힐것 같다. 모든 것들이 보기싫고 귀찮다. 그 순간엔 희망이란건 전혀없고 다만 캄캄한 절망만이 나를 노려볼뿐이다. 나는 일을 하고 싶다. 부엌에서 밥도 해보고 싶고 광우리에 가득히 담은 빨래를 냇물에 가져가 팔을 걷고 땀을 흘려가면서 빨아보고 싶다. 흰눈이 하얗게 온 대지를 덮을 때 세찬 바람이 내 머리칼을 날릴 때 온 자연이 내 것인양 마구 쏘다니고 싶어진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나의 소망은 내 힘으로 번 한 장의 지폐를 손에 쥐어보는 것이다. 때로는 부모님을 원망도 해본다.
왜 나를 낳아 이 고생을 시키냐고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는 심통을 부려본다. 그렇다고 속이 후련해지는 것도 아니다. 아픔이 덜한 것도 아니다. 부모님께 가슴 아프게 해드린게 안타까와 마음만 더 아플뿐이다. 어느땐 하느님을 원망해본다.
이 세상은 무대요. 인간은 세상이란 무대위에서 연기를 하는 배우에 불과하다고 누가 그랬지만 결국 산다는 것은 하느님이 맡겨준 역을 무대에서 잠시 하다가 사라지는 것이란다.
그렇다면 하느님은 그 많고 많은 역 중에 왜 나에겐 이렇게 아파서 못견디는 역을 주셨을까? 가냘픈 여인에게 가혹한 배역을 주신것만 같다.
그러던 내가 몇 달전부터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아직 얼마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얻은 것이 많은것 같다.『누구에게도 그만한 십자가는 다 있는거야. 이런 고통이 아니었더라면 어쩌면 이보다 더한 십자가가 주어졌을지 모르잖아요. 그보다 몇배나 더한 십자가를 지셨던 예수님을 생각해보세요』하고 나를 깨우치게 하신 신부님이시다.
이젠 그 아무도 원망을 하지 않는다. 하느님을 원망하는 바보짓은 더욱 안한다.
모든걸 순종하고 모든 것이 다 하느님의 뜻이고 하느님의 뜻이면 낫겠지 하고 믿을 때 나는 새로운 나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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