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찬공기가 맴돌고 있는 3월, 나는 갓 입학한 여고 1년생이다. 중학생활에 대한 아쉬움과 앞으로 펼쳐질 3년의 고교생활에 대한 벅찬 가슴이 뒤범벅되어 하는 일 없이 바쁘기만 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지난날들은 정말 즐겁고 행복했던 나날들이었다. 철모르고 친구들과 어울려 성당엘 다니던 꼬마시절부터, 신앙이 무엇인지, 그리스도가 어떤 분인지 조금은 알게 된 지금까지 나는 열심히 성당을 다니며 많은 것을 깨닫고,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것을 버렸다.
나는 이렇게 어렸을 때부터 성당엘 다니면서 9년 개근이라는 기쁜 일을 해냈다. 9년 개근이라는 영예도 내게 있어 중요한 것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내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던가 하는 것이다. 국민학교 6년, 중학교 3년 동안 많은 어려움과 고통이 내게 있었다. 하지만 내게 하느님을 뵙는 일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영광스런 일이 있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나에 대한 자랑은 아니다. 나보다 열심하고 충실한 하느님의 자녀들이 얼마든지 많으니까.
그러나 모두가 알아두어야 할 일이 있다. 아무리 열심히 다녀서 9년 개근을 하면 무엇하고 10년 개근을 하면 무엇하겠는가! 자기만을 위한 이기심에서, 자기만이 하느님께 구원되기 위해서 그런 일을 했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복음말씀 중에도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아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으리라』하신 말씀이 있지 않은가!
우리는 우리 이웃을 위해서 희생할 줄 알고 고통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해서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드릴 줄 아는 사람, 남을 아끼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네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하신 말씀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알고만 있으면 뭣하겠는가! 그것을 실천할 줄 모른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데. 우리 주위에는 알고도 실천할 줄 모르는 불쌍한 사람들이 많다. 이제부터라도 그런 불쌍한 이웃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내가 된다면 하느님께서도 기뻐하시겠지?
김소연<진해중앙본당ㆍ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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