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기와 희생의 사순절을 맞아 다윗의 시편을 읽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
다윗은 이스라엘 왕 가운데 가장 사랑받은 왕이긴 하지만 또한 파란만장한 일생을 보낸 사람이기도 한다.
돌멩이 다섯 개와 막대기로 골리앗을 쓰러뜨린 다윗은 사울 왕을 섬기게 된다. 싸움이 있을 때마다 용맹을 떨쳐 명성이 날로 높아지는 다윗을 사울 왕이 시기하게 되고 마침내 죽이려고까지 하자 다윗은 사울 왕으로부터 도망쳐 나와 유랑을 한다. 사울 왕이 죽은 후 그 뒤를 이어 다윗이 왕이 되는데, 이스라엘 민족으로부터 많은 칭송과 찬양을 받던 다웃은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죄를 범하게 된다.
이미 여러 명의 아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부하의 아내를 위했던 것이다. 다윗 왕이 부하 우리야를 죽이고 그의 아내 바쎄바를 아내로 삼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선지자 나단은 노여움에 못이겨 왕 앞에 나아가 야훼 하느님께서 재앙을 내리게 되리라는 말씀을 전한다. 다윗이 하느님의 격한 노여움의 말씀 앞에『내가 야훼께 죄를 지었소』(사무엘하 12, 13)하고 죄를 깊이 뉘우치며 참회의 기도를 하는데 이때의 시가 시편 51편이다.
다윗이 우리야를 죽이고 그의 아내 바쎄바를 빼앗은 것은 물론 용서받을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예언자 나단의 질책을 받고 즉시 하느님 앞에 자기의 죄를 통회하며 취한 태도는 갸륵할 만큼 솔직하였다. 그래서 이 시가 더 감동을 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시편 51편을 읽으면서 지금 내 자신이 하느님 앞에 참회의 시를 바친다면 어떤 시를 지을 수 있을 것인가 하고 생각해 본다. 다윗처럼『내 죄 내가 알고 있사오며 내 잘못 항상 눈앞에 아른거립니다』(시편51, 3)라는 겸손한 시가 나올 수 있을지 부끄러워진다. 이 51편은 읽으면 읽을수록 새롭게 느껴진다.
고난의 사순절을 맞이하여 다윗과 같이 진실하고 솔직한 참회의 기도를 바칠 수 있는 겸손한 신앙인이 될 수 있게 되기를 다시 한 번 기도드린다.
김골롬바<부산시 진구 초읍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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