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세계 인구 증가 추세는「인구 폭발」이라는 말을 날로 더욱 실감케 하면서 인류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심각한 문제의 하나로 대두되었다. 수10세기에 걸쳐 10억에 도달했던 세계 인구가 20억이 되는 데는 80년밖에 걸리지 않았고 오늘날의 37억에 이르는 데는 고작 41년 만이었다. 이런 식으로 증가한다면 기원 2천 년에 70억 2천50년엔 무려 3백억이 된다는 계산이다. 아찔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인구문제를 더욱 심각케 하는 것은 대체로 산업화가 안 된 이른바 제3세계에서 인구 증가가 막심하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그 어느 나라에 못지 않게 큰 문제를 안고 있다. 통계상으로 인구 밀도는 화란 벨기 대만에 이어 세계 제4위에 올라 있다. 따라서 자연자원이나 생산력 등 경제적 요소를 감안한다면 우리나라는 세계 제1위의 인구 과잉국이 되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오늘의 세계 그 어디서나 전쟁의 긴장이 높아가는 것은 인구 과잉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인구 과잉상태가 인간 관계를 악화시킬 것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자연자원조차 부족한 좁은 땅에서 생존 경쟁을 벌이면 모두가 신경질적인 인간이 되고 사회적인 불화와 반목과 대립이 그칠 새가 없어질 것은 뻔한 일이다. 우리의 경제 구조가 일본 자본주의의 하청공장 내지 값싼 인력시장처럼 되어 가면서 대량 등장하는 것은 인구 과잉에 크게 기인하며 우리가「국제적인 소작민족」으로 몰락해 가는 증거라고 지적하는 이도 있다. ▲UN이 74년을「세계 인구의 해」로 정하고 인구문제 해결에 박차를 가하게 되자 이 문제에 대한 교회의 관심도 서서히 높아가고 있다. 작년 6월에는 아시아 태평양지역 18개국의 가톨릭 주교와 사제 수도자 및 남녀 평신자들이 필립핀에 모여「전인 개발의 테두리에서 본 인구문제」에 관한 세미나를 가진 바 있다. 이어 12월에는 가톨릭 프로테스탄트 대표 1백 20명이 같은 장소에 모여 세계 인구문제를 토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 세계 가톨릭 교회는 아직도 인구문제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 산아제한 방법의 윤리성이라는 관점을 초월하지 못하고 있으며 교회로서 이 문제에 정면 대결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교회는 생활 현실로부터 괴리된 인상을 주고 선의의 교인들마저 소외시킴으로써 도리어 넓은 의미의 도덕적 교권의 유효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고 관측하는 이가 많다. 필립핀회의에 참석한 한국 대표들이 앞으로 인구 조절운동을 계속 펴나가면서 교회와 국가의 관심도 촉구할 것이라고 하니 기대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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