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12月 20日) 예부성성에서「어린이를 위한 특별미사 지침서」가 공포되었다. 이는 얼마나 기다렸던 것이며 얼마나 환영할 일인지 모른다. 그러니 만치 그 공포는 오히려 만시지탄을 금할 길 없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본당에서 어린이 미사가 시행되기는 했지만 그나마도 어린이를 위한 미사경본도 없었고 어린이를 위한 노래도 없었을 뿐 아니라 어린이에게 알맞는 강론도 없이 이름뿐인「아동미사」를 봉헌해 온 것이 사실이다. 설령 어린이를 위한 미사가 있었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각 본당에서 통일성 없이 멋대로 실시해 왔던 것이다.
어린이의 신앙교육에 있어서 전례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췌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제2차「바티깐」공식회에서도 전례가 차지하는 그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역설하고 있다.『모든 전례의식은 사제이신 그리스도와 그의 몸인 교회의 행위인 까닭에 가장 우월적인 거룩한 행위이며 그 효과에 있어서도 교회의 다른 어떠한 행위도 이와 같은 비중을 차지할 수 없다』(전례헌장 7조)
이와 같이 전례가 성인들에게(교회의 모든 멤버들에게) 중요하다면 감수성이 빠르고 직관력이 강한 어린이들에게 있어서는 더욱 말할 필요도 없다. 특히 교리교육과 전례, 더군다나 아동으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교회에 참여케 하기 위한 「아동미사」와는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교리에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해서 그들이 참여하는 미사를 통하여 바로 하느님을 체험케 하고 공동체의식을 가지게 하는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어린이를 위한 특별미사」인 것이다.
그러면 이 지침서의 내용의 특징 몇 가지만 말하고자 한다. 우선 이 지침서가 나오기까지 많은 분들의 노고에 대해 감사한다. 1967년 제1차 세계 주교 시노드에서 작성된 초안을 기초로 해서 약 6년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전 세계 남녀 아동심리학자 및 아동 전례 전문가들의 공동 연구를 거쳐 여러 차례 심의한 끝에 완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만큼 첫째 이 지침서는 아동의 심리를 크게 고려해서 보다 간단한 미사를 봉헌케 함으로써 아동으로 하여금 지루한 마음을 가지지 않게 하여 모든 아동이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도록 짜여져 있다는 점이다.
둘째 이 지침서는 목표는 어린이들이 하느님과의 보다 친밀한 관계를 가짐으로써 더욱 열심한 크리스챤 생활을 하도록 짜여져 있으며 끝으로 어린이들에게 공동체 생활을 체험케 하는 곳이 미사임을 밝히고 깊은 체험과 기쁨을 나눌 수 있도록 엮어졌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 지침서는 일반적인 지침만을 제시하고 있을 뿐 세부적인 것은 각국 주교회의나 각 교구의 주교 개인이 결정토록 위임하고 있다. 또한 이 지침서는 각국 주교단이 어린이를 위한 미사의 례식이나 동작에 있어서 각국의 고유한 특성이나 관습 등을 도입하여 적응토록 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더욱 주목할 일은 이 지침서에서는 아동미사나 전례의식은 하나의 출발점으로서가 아니라 바로 아동들의 신앙교육목표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지침서는 아동들로 하여금 성체성사에 내포되어 있는 공동체적 행위와 평화의 인사, 듣는 힘, 용서하고 용서받는 일, 순수한 상징적인 행위를 체험하는 일, 손으로 받아 먹는 영세체에서 그리스도와 더욱 친밀해지고 잔치의 분위기를 맛보는 그 가치를 인시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그리고 어린이들의 이와 같은 능력을 개발시키기 위해 교리교사와 부모들이 우선 이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침서는 또한어린이들에게도 평신도의 중요한 역할에 대폭적으로 적극 참여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아동들과 함께 가족이 동시에 미사에 참여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한편 사제들에게는 아동들을 위한 특별강론을 마련할 것과 전례의 많은 몫을 어린이들에게 나누어 줄 것도 당부하고 있다. 끝으로 지침서는 아동들에게 지적으로 전례에 참여케 하지 말고 아동 자신이 자유로운 동작으로 참여케 하여 신앙의 체험을 얻도록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지침서의 내용에 따라 한국교회는 조속한 시일내에「어린이들을 위한 특별미사 전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연구해야 할 것이다. 그 전문위원회에는 ①전례 ②아동교육 ③아동음악 ④시청각 등의 전문위원으로 구성되어야 하고 그러한 모든 일을 전국 전례위원회의 총무가 주관인 범위에서 주교회의가 결정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감안해선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어린이들이 통일된 미사에 참여하여 어디를 가든지 어린이 미사를 통한 보다 적극적이고 체험적인 신앙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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