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교구에도 가톨릭회관이 생겼다. 서울 중구 명동2가 1번지의 주소가 말해주듯 서울 가톨릭회관은 서울의 핵심, 심장부에 자리를 잡았다. 총 건평 4천 5백 49평에 지하 1층 지상 7층의 규모 또한 한국교회 최대 규모임을 입증해 주고 있다.
더구나 한국교회의 얼굴이자 모체라 할 수 있는 명동대성당 언덕 바로아래에 위치한 지정학적인 조건이 사회 속에 교회를 보다 구체적으로 심는 가톨릭회관의 역할과 임무 등을 확고히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 그 정도 규모의 회관을 만일 새로 마련한다면 전국 최대를 자랑하는 땅값 등을 계산해 볼 때 수십억 원은 족히 필요하리라 여겨진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이미 보도된 바대로 서울의 새 회관은 기존의 건물을 수리만 하고 사용키로 했을 뿐, 집지을 때 필요한 거금은 아꼈다고 한다. 지난 50여 년간 병들어 고통 받는 이웃들에게 의술과 인술을 베풀어온 명동 성모병원이 여의도 새 집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내어준 곳이 바로 가톨릭회관으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수도교구가 처음으로 갖는 가톨릭회관은 건물규모 못지않게 입주단체의 규모로 볼 때 매머드 회관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짐작케 해주고 있는 것이다.
일반임대로 내어주는 1·2층을 제외하고 3층부터 7층까지 교구청 일부와 교회기관·단체들이 함께 입주, 서울대 교구 사도직활동의 산실로서의 모습도 기대가 된다.
그 동안 서울의 경우 수십 개에 달하는 평신도사도직 단체들이 각기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활동, 단체 간에 횡적유대와 협력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다. 산재해 있었기 때문에 교구청과의 상호협조·긴밀한 연대감이 쉽지 않았던 것도 물론이다.
따라서 교육국·사무국 등 교구청 일부와 30여개에 달하는 평신도 사도직단체들을 한 지붕 아래 모아들인 가톨릭회관은 평신도사도직 단체 간의 정보교환, 상호협조, 공동보조의 장으로써 또 교구와 단체 간의 이해·협력을 키워가는 대화의 장으로써 활기찬 역할을 전망케 해준다.
서울가톨릭회관은 교구순서로 따지면 12번째가 된다. 물론 가톨릭회관·센터·문화관·문화원·문화회관 등등 명칭은 다양하지만 각 교구 회관들이 맡은 몫은 거의 비슷한 것 같다.
교구청·평신도단체 사무실·회의실·일반임대 등등, 그 중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역할은 문화공간으로서의 기능이다.
전시장·소극장·음악당 등 몇몇 교구가 시도해온 문화 예술 공간으로서의 배려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을 정도로 미미하다. 그러나 이 같은 시도는 가톨릭회관이 있기에 반드시 확산되어져야 마땅하다. 교회는 사회의 복음화를 위해 이 땅에 존재하고 가톨릭회관은 바로 사회복음화의 전초기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서울 가톨릭회관이 교회 사도직 활동을 활성화시키는 센터로서 뿐만 아니라 사회와 함께 숨 쉬는 교회의 모습을 심는, 바로 그곳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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