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12월 28일, 나는 남편 회사원들의 망년회준비로 바쁜 중에 일을 도와주겠다고 만삭이 된 몸을 이끌고 서울에서 온 동생을 맞이했다.
저녁 늦게 여행을 한 탓 인지 동생이 갑자기 진통을 일으키기 시작하여 급히 가까운 산부인과로 가 산파의 도움을 받아 둘째딸을 순산케 되었다. 그러나 산후의 하혈이 그치지 않아 산파도 간호원도 어찌 할 바를 모르고 망년회에 참석중인 의사가 갈만한 모든 음식점과 술집에 전화하여 급한 환자가 있다고 찾았으나 연락이 안 되었다.
하혈은 계속되고 달리 치료의 방도가 없음을 안 나는 즉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동생이 위기를 면 할 수 있도록 성모님께 간절히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남편과 동네 신자인 말띠 아주머니에게도 전화를 걸어 같이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 후 조금 지나니 어찌 연락이 되었는지 의사가 나타나 급히 하혈정지조치를 취하고 조금만 늦었으면 큰일 날 뻔 했다면서 하혈로 퉁퉁 부은 동생의 몸에 수혈을 시작하여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 산모와 둘째는 지금도 건강히 잘살고 있다.
물론 안 믿는 사람은 우연의 일치라고 주장 할 수 있을지 모르나 망년의 취기와 흥청기림 속에서 어찌 연락이 제때 될 수 있었는지 나는 그때 나의 절박한 기도를 들어주신 성모님께 지금도 감사드리고 있다.
나중에 안일이지만 말띠 아주머니는 전화를 받고 즉시 성당으로 달려가기도 드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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