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세배하러온 복사들을 데리고 세배돈 대신 영화관람을 시켜줄 생각에 조간신문을 들춰 보았다.
영화 광고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얼핏 스쳐간 생각에 기업의「윤리적 책임성」을 주장하며 비윤리적 내용내지 비윤리적 그림이 담긴 광고는 내지 않겠다던 취지의 글귀가 떠오른다.
덕분에 영화관람을 위한 정보수집에는 실패했지만 꽤좋은 외고집이라 대견스럽게 생각되었다.
사실 그 신문은 요즈음도 영화관 영화제목 외에는 결코 사진을 게재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런 판국에…
교회 신문을 보며 놀란 것은 광고란에 두 번이나 게재된 색깔있는(?)광고를 보게 된 것이다.
「부부학개론」등으로 제목이 잡힌 세부내용엔 읽기조차 부끄러운 내용들이 다수 나열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세상에「정직한 신문」「건강한 신문」을 만들겠다고、거룩한 교회의 이름을 내세워 발행하는 신문이 어찌 이런 윤리적 판단에 어둡단 말인가?
실망을 넘어 분노와 부끄러움에 잠을 설쳤다.
그 어느 신문보다도 주인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는 교회신문이기에 더 더욱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이다.
하기야 분별없는 광고의 채택도 문제려니와 교회신문의 광고청약도 문제라고 본다.
부활절과 성탄절만 되면 으례히 기쁜마음으로 덮어두기로한 반강제성(?)광고이다.
교회내의 제한된 구독자를 두고 어렵게 운영해야하는 신문사를 돕고 이해하는 측면에서 문제를 삼지않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광고역시 유익한 광고가 되어야하는 선별자세가 운영의 경제성보다 앞서길 바라는 것이고 흔히 믿는 처지라는 단어와 개념을 남용하여 지켜야할 합리적 상식을 벗어나는 모순을 이제는 벗어버렸으면 하는 것이다.
올 부활절、그런 강제성 광고대신 어려운 이웃을 위하는、그래서 성체대회의 본질인 나눔 실천의 중개인의 역할을 하는 교회기관지가 됐으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바로 1년 한번쯤은 모두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억하듯 교회기관지도 관행적인 모금으로 몇 푼돈을 보태기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무료광고의 혜택으로 도움을 줄수 있는 선량한(?)마음이 깃드는 세상의 선도자인 신문이 되길 바라고싶다.
하지만 광고청탁시에는 또 기꺼이 응할 것이다. 이론은 이론이되 현실은 현실이니 말이다. 돕는 것은 돕되 바른말은 해야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수고하는 교회신문종사자들에게 의욕상실의 한마디가 될까 염려스럽지만 우리신문、교회신문、주님의 얼굴이 되는 신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기에 생각을 옮겨보는 것이다.
홍문택
<신부ㆍ서울고덕동본당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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