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세월은 흘러 벌써 내가 중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벌써 중학생이라니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아는 것도 많아지고 키도 자라고 달라진 것도 많습니다.
『정선아, 너두 이제 중학생이 되니 9시 미사에 가야 겠구나』엄마의 말에 미사시간도 변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바로 며칠 전 입학미사로 인해 9시미사에 갔었습니다.
그런데 봉헌을 끝내고 신부님께서 기도를 하시는데 어느 할아버지 한 분이 봉헌대로 다가오셨습니다.
빨갛게 충혈된 눈, 주름살로 일그러진 얼굴, 절뚝거리는 다리, 순간 그 할아버지가 이상하기도 했지만 너무나도 불쌍해 보였습니다.
그날 저녁 어머니께 살며시 여쭈어 보았습니다.
『엄마, 9시 미사에 오시는 할아버지 말이야. 너무 불쌍해』 그러자, 언니도 한마디 했습니다.
『아 그 할아버지? 너두 봤구나. 그 할아버지는 혼자 사시는데 너무 불쌍한 할아버지야. 꼭 9시 미사에 나오시더라』
그러자 어머니께서도 한마디 하셨습니다.
『진선아, 정선아, 경란아, 그 할아버진 결코 불쌍하진 않아. 비록 육신은 다 엉망이 되었지만 영혼만은 깨끗한 할아버지야. 어쩌면, 그 할아버진 천사일지도 모르겠구나』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순간 나는 무척 기뻤습니다. 나도 천사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조정선<대구 죽전본당ㆍ중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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