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가톨릭교회보다 더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하고 인권을 옹호하는 기관은 없다는듯 가톨릭교회는 인권문제에 지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교회는 인간의 인격을 하느님의 형상으로 간주하여, 절대적인 신비의 자녀요 육화하신 하느님인 예수 그리스도의 형제 자매요, 하느님 자신의 성품을 지니고 있는것으로 믿는다.
그리하여 교회는 인간의 존엄성을 성삼위의 영원한 운명과 변경할 수 없게 연결되어 있음을 주장한다. 교회는 인간의 불가침적 존엄성과 신성함을 부각시키는 인격의 이해를 발전시켰다.
사실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들과 특권이란 주제는 최근에 이르러서야 가톨릭인들의 의식에 떠올랐다. 그래서 『복음의 누룩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억제치못할 요청을 인간들 마음속에 불러 일으켰고 지금도 불러일으키고 있다』(사목헌장26)고 가르치고있다.
이러한 인간 이해속에 제2차 「바티깐」공의회는 『인간은 오직 자유로써만 선을 지향할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의 존엄성은 의식적 자유 선택에 의하여 행동하기를 요구한다. 자유로이 선을 선택하여 자신의 목적을 추구하며 유효적절한 수단을 슬기롭게 마련할 때 인간은 이런 존엄성에 도달한다』(사목헌장17)고 선언하고 있다.
또한 공의회는 『인간 기본권에 관한 모든 차별이든지 문화적 차별이든지 혹은 지위ㆍ종교등에 기인한 차별이든지 그것은 모두 다하느님뜻에 어긋나는 것이므로 극복되어야하고 제거되어야 한다』(사목헌장29)라고 강력히 주장하고있다.
한국교회는 7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인권 문제에 특징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었다. 인권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상황에서 교회는 인권의 참다운 근원과 그 본질적인 의미를 선포하였고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하여 활동하였다. 이렇게해마다 인권문제에대한 교회의 관심과호소를 전달하고 있고 더우기 올해는 개헌에 관련된 제반 인권문제에 대해 성명서를 낸 바가 있다.
인권의 제반상황은 온갖 권력이 괴물처럼 국민들을 괴롭히는 만행을 저지르는데서 오는 것이다. 그리하여 현대사회의 인간들은 날이 갈수록 정치적 경제적사회적 야만의 공격에 노출되고 있다.
최근 통일문제에 대한 국회 발언이 용공적 위법발언이라고 하여 야당국회의원이 구속되는 사건이 일어났고 건국대학농성사건을 「공산분자 건국대 점거난동사건」으로 발표하여 그 주동자는 공산혁명분자로 규정하였고. 마르크스ㆍ레닌주의당을 결성기도한 사건과 반제동맹당사건. 그리고 전북노동현장투쟁위 사건처리에 있어 학원과 사회의 용공좌경화를 예방조치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더우기 민통련 및 기타 관련단체를 용공좌경세력으로 보고 이들의 단체를 해체하기에 이르렀다.
서울 한복판에서 공산혁명분자가 집단난동을 부리고 공산정부의 수립을 기도하였다면 이는 분명 용납될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어떠한 목적으로 국가 보안법의 적용이 되었다면 우리 교회는 민주인사와 반국가사범에 대한국민의 혼동을 가져올 조치에 대하여 심히 유감을 표할수밖에 없다.
이는 국내뿐만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우리나라는 심각한 사회적위기를 안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바이다. 보도된바와 같이 공산분자나 용공좌경분자가 서울시내에서 행동하였다면 국민의 생명 질서를 책임지고 있는 당국은 어찌하여 이렇게까지 사태가 악화되도록 방치한 책임을 묻지 않을수 없다.
일부의 학생운동, 노동운동에서 보는것처럼 극좌급진과의 폭력적데모나 난동행위를 실정법으로 취체하는것은 당연하나 이른바 좌경분자나 좌경정치인을 색출한다는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곤란한 일이 아닌가. 왜, 무엇때문에 시골에서 사찰형사가 하는듯한 국가의 형사정책을 쓰는지 모를 일이다.
우리나라는 경제적 호기를 활용하여 국력의 상승을 기하고 민주개헌과 서울올림픽의 성공을 기하여야 할 극히 중대한 시기에 있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우리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한국의 정치적 상황속에서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인가? 교회가 인권을 선언하고 인권의 침해를 규탄하는 일이 신뢰성을 얻느냐 못 얻느냐 하는 것은 교회 자체가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냐에 달려있다.
교회는 정의를 증명하여야 하는 반면 정의에 대하여 말하려는 어떤 사람보다도 먼저 남이 보기에 정의로와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교회자체 안에서 발견되는 행동양식. 소유및 삶의 방식을 검토해 보지 않으면 안된다.
인권문제에 대한 발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교회가 행동으로 증명하고 그자신의 내부에서부터 인권을 존중하고 증진시켜야만 교회의 선포는 만인들에게 들려질것이다.
만일 그렇지않다면 사람들은 자기 눈속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눈속의 티만 보는 교회를 당연히 비판하게 될 것이다.
복음은 모든 권력의 남용을 끊임없이 비판하고 규탄하면서 존경과 봉사를 요구한다.예수의 메시지는 인간의 인간에 대한 지배를 찬성하지 않거니와 인권유린 또한 찬성하지 않는다.
이러한 자세안에서 한국천주교회는 인권의 침해에대해 발언하고 인권옹호를 위해 투쟁하는 교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