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반 근무가 끝나고 오후9시경 회원들과 함께 인근성당에라도 가면 성전 문이 굳게 잠겨져 있을 때가 많습니다. 그땐 성모상 앞에서 묵주의 기도나 바치고 나옵니다』
한 JOC회원이 전하는 하소연투의 이야기다. 오늘날 한국교회 노동사목의 한 단면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 아닌가 생각한다.
실제 노동사목의 대명사격으로 불리우는「한국가톨릭노동청년회」(JOC)마저 창시자 까르댕 추기경에 의해 한국에 발들여 놓은지 30년이 흘렀지만 현재 전국14개교구중 10개 교구에서만 활동하고 있는 사실이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또 노동자 밀집지역인 서울대교구의 경우1백30개 본당 가운데 불과 20개 본당만 이들이 활동하고 있다(가톨릭신문 3월12일자6면).
우리는 한때 JOC가 평신도사도직의 실천이라는 측면보다 노동운동에의 투신이라는 측면을 다소 강조하여 기업가 및 정부당국과의 심각한갈등이 야기된 사실을 알고 있으며、이로 인해 교회 내에서조차 선입견을 가지고 이 단체를 바라보려는 시각도 상종해왔음을 알고있다.
그러나 현재 노동사도직 단체중 JOC만큼 조직력이 강하고「노동자에 의해、노동자를 위하여、노동자와 함께」하는 단체를 찾기 힘들기 때문에 노동사목의 개선책을 논한다면 마땅히 JOC가 우선적으로 거론되어야하기 때문이다. JOC가 창시자의 창립이념에 다소 어긋나거나 사목자의 뜻과 일부 다르다면 이를 백안시할 것이 아니라 개선해 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필요한 때 이다.
JOC외에도 현재 노동자들을 위한 여러 단체를 예컨대、노동상담소ㆍ수도회소속 단체 등이 활동하고 있으나 체계적이고 조직적인사목에는 못미치고 있다.
이제 교회는 노동자와 노동문제를 보는 시각이 과거와 달라져야할 것이다. 88년말 현재 우리나라의 근로자수는 8백만 명을 상회하고 있다. 가족 수까지 합치면 전인구의 절반 이상이 노동자 가족이다.
이럼에도 교회는 노동사목을 언제까지나「특수사목」의 범주에 분류해 놓을 것인가. 「일반사목」으로의 과감한 발상전환이 필요할 때이다. 한국적 상황에 맞는 노동자 영성계발은 물론、각종 노동자단체 조직과 노동자들을 위한 본당에서의 공간마련、각종 강연회 개최등이 절실히 필요하다.
노동자들을 위한 과감한 사목정책을 시행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노동자들은 교회를 떠나갈지 모른다. 한국사회의 전반적인 흐름으로 봐서 아직까지 위험한 수위에 도달하지는 않았으나 점차 중산층화 되어가는 교회 모습을 보노라면 행여 서구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두렵다.
3월18일은 노동자의 수호자인 성요셉대축일이다. 이날을 맞이하여 우리교회의 노동사목의 현황을 다시 한번 짚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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