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란 3월12일자「교황을「헤이」라 부른 국회의원」제하의 본인이 쓴 칼럼은 본래 의도와는 달리 상당한 오해와 항의를 불러일으킨 듯하다. 그것은 과거 어느 때보다 수많은 전화와 서신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그 칼럼에서 명백히 밝힌 대로 그 내용을 다루게 된 근본 동기는 정당이나 언론사 한쪽의 편을 들기 위한 것이 결코 아니었다. 그것은 가톨릭 교회와 또 교회의 최고장상인 교황성하와 직접 관련된 문제이기에 교회의 교황권을 수호해야 할 정통 교회언론으로서 마땅히 취해야할 바를 천명한 것이다.
기사화 과정에서 한 언론사 취재기자의 보도내용을 근거로 삼게 된 것은 그만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명일간지 기자의 양식과 책임감을 의심의 여지없이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사건의 추이를 끝까지 지켜보는 참을성이 다소 모자랐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그 칼럼은 본 의도와는 딴판으로 결과적으로 언론사를 편들고, 반대로 그 정당에는 불이익을 초래케 했다는 오해의 소지를 낳게 된 듯하다.
이런 오해는「주간조선」이 3월26일자(1042호)18~33페이지에 걸쳐 「평민당의원의 추태보도사건」을 특집으로 다루는 그 안에 본인의 칼럼을 전재(22~23페이지)한 사실에서 더욱 깊어질 수 있을 것이다.
과문한 탓이겠지만 지상에 공개된 글은 사전에 해당 언론사나 본인의 아무런 양해 없이 전재해도 아무상관이 없는지 모르겠다. 더구나 그 글이 전재되는 곳(지면)이 언론사나 본인에게 손해나 불이익을 유발할 수 있는 경우라도 전혀 상관없는 일인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만일「주간조선」측이 위에 소개한 특집에 본인의 칼럼을 전재할 수 있는지의 가부를 사전에 타진했더라면 불필요한 오해를 가증시킬 필요는 없지 않았을까!
한편 평화민주당은 3월19일자「평화신문」11면 광고란을 통해『가톨릭신자 여러분, 우리는 교황성하께 不敬한 행동을 한일이 결코 없습니다…』에서 본지 데스크칼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지난 3월12일자 가톨릭신문의「교황을「헤이」라 부른 국회의원」이라는 데스크칼럼을 받아든 우리는 적지않이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기사는 물론, 「헤이」라고는 전제하에 쓰여져 마치「그랬을테지」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가톨릭신문의 집필자와 데스크가 왜 사실을 확인조차하지 않고 칼럼을 썼던가를 생각하며 안타까움과 서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저희는 교황성하에 대한 가톨릭신도들의 존경을 누구보다도 소중히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 중의 하나라고 감히 자부해 왔습니다. 우리당의 김대중 총재는 물론, 온갖 오해와 누명의 표적이 되고 있는 유인학 의원도 온가족이 독실한 가톨릭 신자입니다…. 한시바삐 온갖 오해와 누명을 벗고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랍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가톨릭신문이 뜻하지 않고 오해를 품었다면, 그 오해가 풀려지기를 기대하며 실체적 진실을 존중하는 언론풍토의 조성에 함께 노력할 수 있기를 빕니다』고 밝혔다.
평민당이 광고문 안에서 밝힌 대로 우리 역시 교황성하께「헤이」라고 불렀다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래서 그 칼럼에서 지적한 내용들이 한날「오해」에 불과했던 것으로 밝혀지기를 기대한다.
여기서 평민당이「김대중 총재 일행 유럽순방에 관한 주간조선(제1039호)의 허위ㆍ왜곡보도에 대하여」란 팜풀렛에서 교황에게「헤이」라고 불렀다는 보도가 허위 왜곡된 사실임을 주장하는 내용을 소개하는 것은 비단 보도의 공정성과 형평성의 원칙에서 뿐만 아니라 문제의「헤이」사건이 사실이 아니기를 진정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기사내용 중『교황을「헤이」라고 부르고는…』에 대해 평민당은『사실무근으로, 황당무계한 표현이다. 감히 어떻게 그럴수가 있겠는가? 교황방문 때 TV 사진기자들이 모의원에게 교황과 자신들의 사진촬영 기회를 부탁하였고, 동의원이 노력할 것을 약속한바 있다. 교황성하가위 두 기자를 제외하고 방문단 일행과 사진촬영 및 악수를 마친 후 나가려할 때, 동의원은 3m정도 떨어져있던 두 사진기자들을 부르면서, 교황성하에게 정중하게「사진기자들과 사진 좀 찍어주시겠읍니까?」(Would you mind taking a picture with cameramenㆍ)라고 요청하였는데, 이때 교황성하가 웃으시면서, 「사진기자는 항상 먼저이지요(Cameraman. always first)」라고 대답하며 기꺼이 사진촬영에 응하셨다.
동의원은 대학교수 출신으로 다년간 외국에서 생활하여 영어에 익숙할 뿐 아니라 의전에 밝으며 더욱이 온가족이 가톨릭신자인데, 어떻게 바로 교황성하를 면전에서「헤이」라고 부를 수 있겠는가?
동의원이 교황성하와 촬영할 기회를 주기위해 사진기자들을 부를 때, 교황성하의 주변에는 김 총재 수행의원 및 다수의 기자들이 있었으며, 교황성하와 기자들 사이에는 교황청 영접주관 신부와 바티깐 측의 스틸기자 등 3~4인이 있었고 면담직후 바티깐 의전관계자들로부터 어떠한 비판이나 지적도 듣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평민당과 조선일보는 당운(黨運)과 사운(社運)을 걸고 서로가 상대방을 쓰러뜨리려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러나 당원과 사원이 아니고는 누구도 그 싸움 잘한다고 박수칠 사람은 없다. 서로가 할일이, 그보다 중대한 일들이 산적해있음을 충고하고 있지 않는가.
우리 속담에「비온 뒤의 땅이 굳어진다」는 말도 있고 「싸움질해보지 않고는 진정한 친구가 될수 없다」는 말도있다. 이제 더 이상 시간과 정력의 남비를 맡아야 하겠다. 둘 다 툭툭 털고 진흙탕에서 일어서야 할 때이다. 악수는 힘이 센 쪽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할 것 이다.
박태봉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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