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성당에서 1일 피정을 하게 되었다. 그 중에서 내 머리 속에 깊이 남는 것은 현장체험이었다. 직접 그 현장에 가서 과제를 알아오고 점심을 분과 끼리 사먹어야 했다.
처음에 현장체험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니 좀 가슴이 떨리기도 했다. 더군다나 분과 선생님도 따라가시지 않으니 더욱더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큰맘을 먹고 쪽지를 받아 펼쳐보니 회수권 16장과 돈 8천원이 들어 있었다. 회수권은 목적지까지 가는 차비였고, 돈 8천원은 조원 8명의 점심값이었다. 목적지는 동항성당 사랑의 선교회였고 분과과제는「사랑의 선교회란 어떤 곳인가」하는 것이었다.
그날은 마침 큰 소낙비가 왔었다. 우산이 4개밖에 없어 2사람씩 쓰고 갔다. 너무나도 큰 소낙비였기에 목적지에 닿았을 때 옷에서 비물이 뚝뚝 떨어졌다. 성당에 들어가 잠시 조배하고」「사랑의 선교회」란 표말이 쓰여있는 곳을 향해 두리번거리니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지하로 내려가니 사랑의 선교회라고 쓰여져 있는 옆문이 열려 있었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여러 사람들이 밥과 반찬을 나르고 있었다. 우리를 보더니 모두들 반갑게 맞이해 주셨고, 우리는 함께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나서 우리는 거기 계시는 수사님께 사랑의 선교회가 어떤 곳인가를 여쭈었다. 사랑의 선교회는 마더 데레사가 설립한 단체로 가난하고 불우한 사람들을 보호하며 함께 생활하는 곳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우리는 우리의 과제를 수행하고 그냥 나오기가 미안해서 우리의 정성으로 점심값으로 받은 8천원을 드리고 왔다.
사랑의 선교회를 나와 비탈길을 걷는 우리일해의 어깨는 으쓱했고 기쁘기가 그지없었다.
버스 안에서 나는 사랑의 선교회를 생각하면서 화살기도를 바쳤다.
『예수님, 우리주위에는 불쌍한 인들이 너무 많습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이들을 잊고 살 때가 많습니다. 그들이 언제나 용기를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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