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직장생활에 투신한 나로서는 며칠 전 보도된 가톨릭신문을 읽고 무척 고맙게 생각되었다. 노동절을 기해 발표된 노동문제 내용들은 나 같은 젊은 노동자들에겐 절실하고 시급한 문제들이어서 많은 공감을 느꼈다.
지적한대로 전담사제와 활동할 공간의 부족이 우리들 피부에 와닿는 내용들이었다. 각 본당마다 많은 액션단체가 있지만 막상 나 같은 신자 노동자가 가입할 수 있는 단체는 거의 없다. 그나마 청년회가 있지만 잔업을 해야 하고 야근을 해야 하는 나 같은 이들은 시간이 맞지 않아 나갈 수도 없다.
젊은 신자노동자들이 서로의 신앙심을 북돋우고 서로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눌 모임이 진짜 필요하다.
본당에도 청년회가 있지만 가입한 대부분의 회원이 대학교를 졸업한 이들로 구성되어있어 나같이 못 배운 이들은 우선 자격지심이 들어 나가기가 힘들다. 몇 달 전 청년회에 나갔다가 학번, 전공으로 자신들을 소개하고 대학생활 이야기를 해서 거리감을 느낀 적이 있다.
나같이 대학교를 못나온 이들은 감히 낄 수 없는 자리처럼 느껴지고 다음 모임에도 나가기가 싫어졌다.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없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직장에서 학벌로 사람을 판단한다고 해서 성당에서조차 그렇게 한다면 나 같은 사람은 과연 어디에 발을 붙여야 하겠는가?
신앙인이면 누구나 그리스도를 믿기에 한 형제요, 자매라고 배웠는데 실망이 무척이나 크다. 그렇다고 나 같은 젊은 신자노동자를 동정해 달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으로 대접받고 싶고 주님 안에 한 형제ㆍ자매로 인식해 달라는 것이다.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들이 모일 수 있는 단체가 있으면 좋겠다. 신부님의 지도아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신앙인으로 신앙생활을 영위하고 우리들이 공감할 수 있는 활동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영일<대구시 남구 대명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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