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같이 달음질쳐갔지만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더 빨리 달려가 먼저 무덤에 다다랐다. 그는 몸을 굽혀 수의가 흩어져있는 것을 보았으나 안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곧 뒤따라 온 시몬 베드로가 무덤안에 들어가…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가서 보고 믿었다』예수님의 부활은 바로 빈무덤을 확인한 제자들에 의해 극명히 입증되기 시작한다. ▶왜 무덤에 먼저 도착한 다른 제자는 그 안으로 먼저 들어가지 않았을까? 먼저 온 만큼 먼저 확인해보고 싶지 않았을까? 겁쟁이였기 때문일까? 아니면 혹시 도깨비한테 홀릴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을까? 성서는 시몬 베드로와 함께 무덤으로 달려간 제자가『예수께서 사랑하시던 제자』라고 적고 있다. ▶물론 예수님이 사랑하시지 않은 제자가 있었을 리는 없다. 자신을 죄인들에게 팔아넘긴 유다스까지도 발을 씻겨주고 입맞춤을 해주며 한 식탁에서 음식을 나누어 잡수셨다. 그런데도 성서가 무덤에 달려간 그 제자를『예수께서 사랑하시던 제자』로 묘사한 것은 다른 제자들보다 좀 더 많은 사랑을 받은 제자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제자가 겁쟁이거나 어떤 두려움 때문에 먼저 들어가지 않았다고는 보기 어렵다. 많이 사랑받은 만큼 더 빨리、더 먼저 그분을 만나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왜 먼저 들어가지 않았을까? 이유는 뒤따라오는 시몬베드로를 기다렸을 것이다. 비록 나이 많고 걸음이 느린 시몬 베드로이지만 수제자(首弟子)로 임명된 위계질서를 엄수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 상하간의 질서가 자꾸만 허물어져가는 인상이다. 누구나 꼭같아져야 한다는 논리가 자유민주주의의 정론(正論)일수는 없다. 직위와 경륜을 존중해줄 줄 알아야 민주화도 첫발을 내딛게 될 것이다. 교회역시 예외일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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