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학자가 인간 지식을 세 단계로 설명한 적이 있다.
제1의 지식은 관찰적 지식으로 사물을 보고 그 실상(實狀)을 아는 지식으로 가장 기초적인 지식이며 과학의 지식이 여기 속한다.
제2의 지식은 총명으로 관계적 지식(關係的知識)이라고 했다. 이 지식은 한 사물에 대한 지식을 다른 것과 관계를 맺어서 아는 지식이라고 한다. 날아가는 참새를 우주와 관련시켜서 아는 지식으로 이것은 곧 철학이라고 했다.
제3의 지식은 지혜로서 사물을 알고 사물과 사물의 관계를 알고 그것에 따라 바르게 행하는 것이 바로 지혜라고 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과학과 기술 등 지식이 필요하지만 지식만으로 사는 것이 아니다. 현대인은 과학과 기술을 발전시켜 왔지만「지혜」는 발전시키지 못했고 오히려「지혜」는 옛 현인들에게 배워야 한다. 과학과 기술에 대한 책들은 수없이 쏟아져 나오지만「지혜」를 가르치는 책은 드물다.
이러한 풍조에 따라 2세 교육에 대한 관념까지도 많이 달라졌는 것 같다.
모든 학생은 지식과 기술 흡수에 여념이 없고 우리는 그것만 가르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지식과 기술이 없이 우리는 사회의 낙오자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서운 것은 인간의 과학과 기술이 아니라 그런 지식을 사용하는 인간 지혜가 무서운 것이다.
현대 과학의 놀라운 발전은 인간의 올바른 지혜의 필요성을 더욱 증가시키고 있다.
유명한 희랍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소년은 수학자가 될 수는 있어도 철학자는 될 수 없다』고 했다.
소년은 사물의 개별 지식은 가질 수 있고 우리는 그들에게 그것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사물과 사물의 관계에까지 나아가기는 어려운 것이요 이것은 교육으로 부과되어야 할 과제인 것이다. 소년에게 지식만 주는 것은 잘 드는 칼을 칼집에 넣지 않고 주는 것과 같다.「지혜」라는 칼집에 넣어서 주는 것이 참으로 필요한 것이다.
요사이 우리 사회에선 입학시험이라는 무서운 폭풍우가 휩쓸어 갔다. 이 폭풍에 쓰러진 학생이든 다행하게도 쓸려가지 않은 학생의 가정이든 필요한 것은「지혜의 교육」이다. 입학시험에 합격한 학생에게도 떨어진 학생에게도 그 승리와 패배를 이용하고 극복하는「지혜의 교육」이 있어야겠다.
또「지혜의 교육」은 이 지혜가 개인이나 어떤 단체나 국가의 것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더욱 필요한 것이다. 어떤 지식이나 기술을 자기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나 어떤 특정한 단체나 국가만을 위한 것으로 사용할 때 지혜는 성서의 말대로「세상의 지혜」로 타락하게 되는 것이다.
성서에서는 모든 지혜의 시작과 완성은 하느님을 두려워함이라고 말씀하시며또『너희는 위로부터 오는 지혜를 추구하라』고 가르치고 계신다. 우리들의 자녀들에게 참으로 좋은 유산을 남겨 주고 싶다면 우리는 참된 지혜의 유산을 남겨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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