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마지막 주일은 한국교회가 제정한 구라(救癩)주일이다. 이 주일의 제정의의는 나환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기도뿐 아니라 물질적으로도 그들을 돕는데 있다.
한국에 있어 구라사업은 한 외국인 신부에 의해 1950년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래 1968년에 와서는 주교회의가 구라주일까지 정해 한국교회 전체가 이 사업에 적극 동참해오고 있다.
이와같은 사실은 한국교회가 매년 실시해오고 있는 각종 특별주일 헌금 실적 가운데 구라주일 헌금이 항상 수위를 기록해오고 있는 사실을 봐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이 구라주일 헌금만으로 전국의 나환자들을 수용보호하면서 치료뿐 아니라 그들의 재활까지 생각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종래 외국원조에만 의존했던 구라사업의 지난날을 회상하면 구라주일은 재정적인 면에서 뿐아니라 신자들의 의식변화란 측면에서도 크게 기여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 구라주일을 앞으로 5년후에는 구환주일(救患主日)로 변경한다는 결정이 지난해 가을 주교총회에서 있었다. 이 결정은 나환자들 자신이나 구라사업 종사자들에게는 적지않은 충격을 준것도 사실이겠지만 주교단의 결정을 받아들이는 자세도 중요할 것 같다. 왜냐하면 주교단의 결정이나 현실을 도외시한 판단이 아니라 한국사회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평가에 따라 취해진 조처로 보기 때문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구라주일이 구환주일로 바뀌어 실지로 재정적인 지원은 줄어든다 하더라도 구라사업은 이 땅에서 나병이 완전 퇴치될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그 이유는 첫째 교회가 존속하는한 그같은 활동은 중단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교회는 초창기부터 창립자의 모법과 명령에 따라 소외되고 병들고 감옥에 갇힌 이 등을 돕는 일을 지상 과제중의 하나로 계속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 각 본당의 단체들이 벌이고 있는 나환자 방문 활동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믿어진다.
다음으로는 자발적으로 생겨난 전국의 여러 구라사업 후원회들이 어쩌면 더욱 더 적극적인 활동을 계속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구라 후원회원들 가운데는 천주교 신자들보다 다른 종교와 미신자들이 더욱 폭넓게 참여하고 있어 그같은 전망을 뒷받침해준다.
모쪼록 금년 구라주일을 맞아 나환자 형제ㆍ자매들이겪는 고통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 구라사업에 헌신하는 모든 분들에게 격려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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