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생활이 차렷의 연장이라면 신앙생활은 성호의 연장이라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군인의 하루 일과는 차렷으로 시작하여 일조 점호 학습 각종 훈련 행사가 이뤄지고 역시 일석 점호도 차렷으로 끝난다. 신자는 기상과 동시 성호로 시작하여 아침기도 모든 교회 예절 저녁 기도에 이르기까지 반복되는 성호로써 하루가 저물기 때문이다. 그런데 군인은 차렷 자세가 기본이 된다 하여 입대를 하면 이한 동작을 위해 수십 시간의 훈련을 거듭하고 이 기본 자세를 중요시한다. 신자 역시 성호는 신자의 기본이라 생각되며 입교를 하게 되면 성호부터 가르치고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믿음으로부터 신앙생활이 시작된다. 이 차렷과 성호는 지극히 간단한 행동에 불과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것이 포함되어 있다. 매사에는 기본이 있고 이 기본 여하에 따라 모든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군대는 그 부대의 각 병사들의 차렷 자세를 보면 훈련과 정신상태를 알 수 있고 교회는 신자들의 성호 긋는 자세를 보고 신앙의 척도를 대강 짐작할 수 있다고 본다. 군인의 세련된 차렷 자세는 외로는 엄숙 단정하고 내로는 군인정신이 넘쳐 흐르는 늠름한 자세일 뿐 아니라 훈련에 임해서는 어디에서 침공하더라도 대처할 수 있는 자세이다.
고로 적군은 아군의 차렷 자세 하나를 보고 전략을 바꾼다고 한다. 그럼으로 신앙인의 기본이 되는 성호라면 외로는 엄숙 경건하고 내로는 신앙심이 넘쳐 흐르는 태도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군인이 지휘관이 차렷을 하라니까 발을 모으고 신자가 성호는 형식이니까 한다면 아직 신앙인으로써 기본이 되어 있지 않다 해도 과언은 아닌 것 같다.
적장이 아군 대열의 차렷 자세 하나를 보고 공격을 포기했다면 마귀는 우리의 성호 긋는 태도를 보고 유혹의 계략을 포기할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니까 군인이 탈영병이 되는 것은 이 기본이 되어 있지 않은 데서 오는 것이고 개선장군이 되었다는 것은 단련된 차렷 자세의 연장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볼 수 있다.
신자 역시 냉담교우가 되는 것은 이 기본이 흔들린 데서부터 온 것이고 하늘의 개선장군으로 성인 성녀가 된 것은 성호의 연장이라 생각된다.
요컨대 차렷은 심신 일체가 되는 자세이고 성호는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만일 80만 신도가 이 기본이 잘 되어 있다고 자부한다면 불의의 적들은 칼을 놓을 것이고 이 땅에는 평화가 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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