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자 타임지는「사제 없는 주일」이란 기사를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프랑스「로들링겜」의 작은 마을 석조 성당이 신자들로 가득 찼다. 22세의 건장한 농부가 입당의 노래를 선창하여 회중을 이끈다. 성가가 끝나자 28세의 사법 석사가 강론대에서서 사순절의 의미를 강론한다.
다시 몇 가지 성가 개창과 복음 낭독이 있은 후 66세의 농부가 감실로 나아간다. 그는 지난주에 사제가 축성해 둔 성체를 교우들에게 나눠 준다. 예절을 마친 신자들이 일어설 때 22세의 농부는 연보금을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보도 내용으로 보아 전교지방인 우리나라의 공소 예절과 비슷한 것 같다. 가톨릭 국가인 프랑스가 공소 예절을 시도하게 된 것은 사제 부족 때문이다. 1965년에 4만 명이었던 사제 수가 1975명에는 3만 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때문에 작년의 프랑스 교회의는 주일미사를 드릴 수 없는 본당의「기도회」를 평신자들이 주도하도록 넌지시 허락했다. 지금까지 평신자가 주도하는 기도회를 이미 시작한 교구는 8개 교구에 이르며 더 확대될 것이 확실하다. ▲이 같은 기도회를 주장한 사람들은 신자 공동체 스스로가 예절을 아주 잘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일 폐쇄된 본당의 신자들을 타본당 미사에 참여토록 한다면 마음도 편치 못할 뿐 아니라 결국 미사 참예까지 포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일부 성직자들은 그러한 기도회가 프로테스탄티즘에 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평신자들도 라띤어 미사가 아닌 모국어 미사를 승인하지 않을 때와 같은 태도를 취하고 있다. ▲어쨌든 프랑스판 공소 예절은 반대자들의 예상을 뒤엎고 신자들의 기도회 참여열에 불을 붙였다. 그것은 현대 프랑스에선 일찌기 볼 수 없던 현상이었다. ▲판공 때나 특별한 경우는 제외하고 본당 신부를 만날 수 없는 우리나라의 공소 신자들은 프랑스판 공소 얘기를 들으면 묘한 위안을 느낄지 모르겠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가 배울 것은 평신자들의 자율성을 살려 줌으로써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한 건강한 교회의 모습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평신도는 대자연이라 할 수 있다.『아직 어리다』고 버려 두면 황폐해지고 만다. 황폐된 대자연은 황무지일 것이고 황무지에서 좋은 성직자도 배출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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