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천주교와 개신교는 그 교회 창설 연대보다 훨씬 앞서 우리나라에 이미 소개되었다. 선교사의 발길이 미치기 전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스스로 국외로 나가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한국 천주교회는 이승훈이「북경」에서 영세를 받고 귀국한 1784년을 창설 연대로 한다. 개신교는 미국인 선교사 언더우드와 아펜셀러가 서울에 들어온 1885년 부활절이 공식적인 기점이다. 따라서 천주교회는 1984년에 포교 2백주년을 기록하고 개신교는 1985년에 선교 1백주년을 기념하게 된다. ▲순교의 핏자국을 남기며 자라온 한국 천주교회는 특별한 감격으로 포교 2백주년을 맞이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지난 18일에 열린 주교회의 상임위원회는 10년도 채 못 되게 앞으로 다가온 2백주년을 대비하여 여러 가지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각적인 기념행사·국제 성체대회 유치·한국외방전교회 창설·교회사 사료 보완 및 재정리·기록영화 제작·기금 모집 등등이 거론되었다고 한다. ▲주교회의는 작년 가을 정기총회에서 2백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회 구성문제를 상임위원회에 일임키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가톨릭 교회는 10년을 내다보는 장기 계획에『아직 습관이 안 되어서』그런지 극히 일부 신자들 사이에 이 문제가 메아리 없이 거론되고 있을 뿐이다. 어딘가 모르게 노리고 독판 젊잖은 듯한 가톨릭의 특성(?)을 드러내는 것 같다. ▲선교 1백주년을 준비하는 개신교의 움직임은 가톨릭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개신교 측에서 12년을 앞둔 작년부터 기념사업 계획을 세워 추진 중에 있다. 교단(敎團)마다 선교백서를 내고「1백주년을 향한 선교 전략과 대(對) 사회 전략」을 마련하고 아펜셀러 기념관 건립 모금운동을 벌이는 등등 준비작업을 활발하게 촉진시키고 있는 것이다. ▲교회의 자세에 따라, 포교 2백주년이 겨례의 복음화를 위한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9년 몇 개월이 남았다고 해서 준비 기간이 결코 많은 것도 아니다. 어떤 분야에선 10년이 걸려도 제대로 못할 사업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외방전교회에 제 나름의 사업을 준비시키는 것도 바람직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먼저 준비위원회로부터 하루 빨리 갖도록 구성하여 자주 회합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역사적인「포교 2백주년」이 몇 개월 만에 한 번「거론」으로만 맴돌고 있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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